인천 서부경찰서, 의심도 지나치면 병(病)된다.

서부경찰서 아라뱃길경찰대 경위 강철희

문찬식 기자

mcs@siminilbo.co.kr | 2013-09-13 08:08:35

공자의 제자 증삼(曾參)이 있었다. 증삼은 효행으로 이름이 높았고 어질었으며 어머니는 자애로웠다.


어느 날 이웃집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뛰어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고 말했다. 증삼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절대 그럴 리 없다.”하고는 태연히 베틀을 돌렸다.


조금 있다가 다른 사람이 달려와서 재차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고 했으나 아들을 믿는 증삼의 어머니는 여전히 그럴 리가 없다면서 안색하나 변하지 않고 베를 짜는 것이었다.


얼마 있다가 또 다른 사람이 와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증삼의 어머니는 그제야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 놀란 증삼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황급히 내려와 담을 넘어 도망갔다.


증삼과 같은 도학군자(道學君子)라 해도 또 그것을 굳게 믿는 어머니라 해도 세 사람이 같은 말을 되풀이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퍼뜨려 남을 모해(謀害)하는 것을 증삼살인(曾參殺人)이라고 하게 됐다.


터무니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되풀이하면 믿지 않을 수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세 명의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곧이 믿게 된다는 뜻의 삼인성호(三人成虎) 역시 유언비어를 경계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소중히 아끼던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둑맞은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자 아무래도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었다. 길에서 마주쳤을 때에도 슬금슬금 도망갈 듯 한 자세였고 안색이나 말투도 어색하기만 했다.


‘내 도끼를 훔쳐 간 놈은 틀림없이 저 놈이야.’ 이렇게 믿고 있던 그는 어느 날 저번에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도끼를 놓고 온 일이 생각났다. 당장 달려가 보니 도끼는 그대로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이웃집 아이를 보자 이번에는 그 아이의 행동거지가 별로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에 의심이 생기면 편견으로 판단을 빗나가게 한다. 의심암귀의 사례다.


공자가 천하를 주유할 때 가뭄이 들어 수일간 굶다시피 했다. 제자 안회가 쌀을 조금 구해서 밥을 짓고 있었다. 시간이 걸리자 궁금한 공자가 부엌 쪽을 쳐다보는데 안회가 솥뚜껑을 열고 손으로 밥을 집어 먹고 있는 게 아닌가 공자는 안회의 소행이 괘씸했으나 모른 체하며 “오랜만에 쌀밥을 보니 조상님 제사를 지내고 싶다”고 했다.


안회는 정색을 하며 “안 됩니다. 제가 좀 전에 밥이 익었나 보려고 솥뚜껑을 열었을 때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져서 건져내는데 흙에 묻은 밥알이 아까워 입에 넣고 말았습니다. 제사에 쓰기에는 밥이 깨끗하지 않습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내가 두 눈으로 본 것도 사실과 다른데 사실을 제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며 탄식을 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여인 프로크리스는 남편 케팔로스의 바람기를 의심해 밀회의 증거를 잡겠노라고 숲에 숨어 있다가 프로크리스를 들짐승으로 착각한 케팔로스의 창에 맞아 죽었다.


의심을 하게 되면 이 세상에 믿을 것은 하나도 없다. 대한민국의 주적(主敵)을 찬양하거나 비호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며 진실을 왜곡하여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부 의심스런 불순세력의 저의가 정말 의심스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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