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장관 경질 유감
정현주(행동하는 여성 연대 공동대표)
정현주
| 2014-02-20 18:20:11
그나마 지난 연말 청와대 여성대변인 사퇴에 이어 윤진숙 장관도 경질되고 말았다.물러난 자리에 남성들 이 임명되었다. 여성들은 소위 여성의 자리만 갈 수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 는 생각이다.
여성들이 사회 전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이건만, 흔히 남성들 이 임명되는 자리에 여성들이 임명되면 길게 버티지 못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윤진숙 전 장관의 경우도 ‘자질론’이 우세한 가운데, ‘남성위주 관료사회의 희생양’이라 는 동정론이 있을 뿐이다.
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이유의 저변에 깔린 ‘여성 비하’의 편견을 들고 싶다. 이분의 행동, 웃음 등을 붙잡고 늘어지면서 외모에 대한 ‘경멸 ’의 눈길이 심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모 방송에서도 이 분의 입술색깔, 머리 모양, 화장 등의 모습 전 후 사진을 비교하면서 좀 나아졌다는 언급을 할 정도이다.
여성들이 사회의 최고위직에 오르면 얼마나 더 많은 일들에 대해 유의를 해야 하는지 익히 알고 있다.
남성과는 달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지원세력이 약하고, 마땅한 롤모델도 없는 상 태에서 여성은 고위직을 수행하면서 자칫 구설수에 휘말리기 쉽다.
지도자는 자신의 능력과 함께 주변의 조언, 지원(네트워크)으로 완성된다.
현 시점에서 여성 들에게 부족한 것은 능력이라기보다 조언과 지원이다. 윤진숙 장관을 진심으로 서포트하는 해양수산부 관료들, 그리고 특히 정치적 지원세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고 또 낯뜨겁게 외 모, 억양, 말투를 언급하면서 경질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히 발탁한 인사의 결말이 불행하게 끝난데 대해 아 쉬움이 있으나, 그렇다고 남성으로 곧바로 대체하고 여성의 대표성이 악화되는 현상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하면서 여성간의 연대와 지원, 남성의 조언과 지원으로 큰일을 당당하게 해내는 사례가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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