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경찰관이 바라본 가정폭력
인천 연수경찰서 연수지구대
백승룡
| 2014-05-19 16:54:12
사실 경찰에 입문하기 전에는 가정폭력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실은 필자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였다.
우리 사회의 가장 작은 구성단위이자, 가장 핵심적인 구성단위인 가정에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폭행과 욕설이 용인되고 있었다.
또한 부모로부터 사랑 받아야 할 자식은 학대와 욕설에 시달리고, 자식으로부터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부모는 증오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사실 가정폭력은 표면 위로 올라오기는 쉽지가 않다. 내 남편이기에 또는 내 자식이기에 하는 생각에 참을 수 있을 때 까지 참다가, 고름이 터지는 순간 표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고름이 터지기 전에 먼저 가족 구성원들끼리의 소통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가족 내에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가능한 빨리 가정폭력상담기관 또는 경찰에 도움을 청하여 사태가 악화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폭력은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아야 할 가정 내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 과연 사회에 나가서 정상적으로 생활이 가능할지 필자는 의문이 든다. 실제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하는 청소년들은 성매매, 절도, 폭행등과 같은 범죄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범죄예방측면에서도 가정폭력이 경찰의 핵심과제임은 틀림이 없다.
또한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보다는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과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로 벌금이 나오면 결국은 그 가족구성원들이 벌금을 부담해야하며, 이는 나빠진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된다. 벌금보다는 재발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에 의무참가, 사회봉사, 오해와 불신을 털어버릴 수 있는 소통의 자리 마련으로 가족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가화만사성”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한자성어다. 가정이 화목해야 각종 범죄도 줄고 나라의 생산성도 향상되게 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가족구성원들 사이에 신뢰와 사랑이 절실히 요구되며, 경찰과 유관기관의 노력이 요구되기에, 모두가 하나 되어 가정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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