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북상하는 제철과일 주산지, 이대로 괜찮을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배신철
| 2014-08-01 15:59:59
그러나 현재에는 1년 365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박을 구할 수 있고, 7∼8월에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싱싱한 수박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특히 6∼10월 사이에 생산되는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등과 같은 제철과일은 수분이 많고 과일 종에 따라 각종 비타민을 포함해 미네랄, 구연산 등이 풍부하여 운동이나 더위로 지친 사람들의 피로를 해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촌 전체가 기후변화로 재배환경이 바뀌고 있는 실정으로 안정적인 과일 생산과 품질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어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값싸고 영양 만점인 제철과일을 먹는데 많은 문제점들이 예상된다.
최근 한반도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해 기온이 상승하는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실제로 20세기 평균 기온보다 1.5℃ 상승해 지구평균 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변화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평균기온은 상승했지만, 2007년 이후부터는 겨울철 혹한의 발생빈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포함한 미국, 유럽 등의 중위도 지역으로 평년보다 보다 깊이 남쪽으로 향해 일어나는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온난화 현상은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의 발생빈도를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모든 국가에서 적극적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과거 온난화 속도보다도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상이변은 농업부문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과수의 경우는 매우 민감해 한반도의 온도상승으로 인해 과수 주산지가 변화하고 있다. 복숭아는 충북지역에서 재배 면적이 증가한 반면 경북지역은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포도 역시 경기, 강원지역에서 재배면적이 증가 하고 있다. 이렇듯 과수들의 주산지가 계속 북상하고 있다. 앞으로 연평균 기온이 2℃ 상승하면 남부 해안지역까지 아보카도, 망고, 용과, 파파야 등의 열대 과일 재배가 가능해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제철과일을 먹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기후변화가 과수의 생육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특이 지역별로 빈번히 발생하는 기상이변 경향을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과수농업에 적합한 장, 단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한반도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온난화에 적응하면서도 국지성 특성에 따른 과수 품목을 선정하고 그에 대한 재배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기후변화에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농업계가 협력하여 국내외 환경변화를 정확히 분석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실천한다면, 대한민국의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제철과일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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