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제2롯데월드 주변 '싱크홀' 싸고 서울시-시의회 갈등 양상

朴시장 "아직은 크게 우려할 사항 아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8-25 17:44:00

강감창 "재발방지 대책 마련 입장 밝혀야"

서울시의회, 27일 싱크홀 안전대책 특별위 구성


[기자=이영란 기자]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지반침하 문제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25일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주변 싱크홀 문제에 대해 "아직은 그렇게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제2롯데월드로 인한 지반침하가 한 11mm 정도 생겼다고 하는데 제2롯데월드를 설계하면서 35mm까지는 예측했으니까 그 정도 이르진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최고층 건물인(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라는 곳에도 예상 침하량이 60mm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또 분석은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석촌 지하차도 부근 동공 발견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는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시공사(삼성물산)의 책임"이라면서 "100% 정확한 원인과 대책은 이번주 중에 발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공사측이 2012년 8월 시공계획서를 제출할 당시 "해당 공사구간 지반이 취약하다는 점과 공사기법에 대해 보고했지만 서울시측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고 입장을 표명하자 서울시 역시 사고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서울시는 그동안 건설현장 사고에서 시공업체와 감리업체 잘못과 책임감리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위기를 극복해왔지만 석촌동 싱크홀 연쇄 발견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서울시의 1차 조사 결과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공사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책임에 방점이 찍힌 상태다. 서울시전문가조사단쪽은 삼성측이 공사 지역의 연약한 지반을 충분히 안정화시키지 않고 터널을 파면서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붕괴사고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설계와 시공은 삼성의 책임이므로 원인에 상관없이 복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공사 진행 과정에서 서울시에 4차례나 보고서를 제출하고 수시로 보완공사 등을 놓고 협의를 벌여왔기 때문에 공사를 발주한 시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지하철 공사에서 처음 도입된 '쉴드터널 공법'을 시행하면서 하천 매립지로 연약한 지반을 갖고 있는 석촌동 주변에 대한 꼼꼼한 지질 파악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송파구가 지역구인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새누리당)은 최근 "이번 동공 발견부터 대책 수립 과정까지 박 시장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시장의 확고한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시의 추측성 원인규명과 소극적인 대처에 시민들은 놀라울 따름"이라고 박 시장을 겨냥했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27일 임시회를 소집해 ‘싱크홀 발생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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