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인천시교육감 특별인터뷰
"학력평가 자율화로 서열화 관행 혁신 '배움의 과정' 즐기는 행복학교 만들것"
문찬식 기자
mcs@siminilbo.co.kr | 2014-10-16 15:36:41
| ▲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앞으로 중점 추진할 교육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25일 300인 원탁토론회의… 학생들 '행복 일상' 의견 들어 등교시간 정상화ㆍ두발규제 완화, 학생ㆍ학부모ㆍ교사들과 논의 민ㆍ관 협치기구 '행복인천교육자치협의회' 올해 안에 만들 것 [인천=문찬식 기자] "수 십년 쌓인 인천교육의 구습을 털어내라는 인천시민들의 기대에 찬 눈길을 의식하며 하루를 100일처럼 여기며 쉼없이 걸어왔다."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그동안의 행보에 대해 “혁신을 통한 통합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내용 전문이다. ▲인사제도에 대한 변화가 있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뤄졌나. 강화교육장과 서부교육장 임용은 인천시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추천제와 공개심사 방식을 도입했는가 하면 감사관은 개방형 공모를 통해 교육청 외부의 지역인사를 임용했다. 이것은 인사의 투명성 제고와 유능한 인재 임용을 동시에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제 의지의 첫 시작이다. 또 공개적인 검증절차를 통해 여러 의견을 통합하겠다는 인사의 방향을 제시했다. 4명의 평교사 출신 장학관, 연구관은 현재 승진구조 일부를 열어 교육청 조직과 학교현장을 긴밀하게 통합하고자 한 것이다. ▲학교 혁신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는데 자세히 설명한다면. ‘혁신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교육혁신과’를 신설하고 올해 도입기부터 오는 2018년 ‘일반화’하는 시점까지 ‘혁신학교’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동안 꾸준하게 ‘혁신학교 설명회’, ‘지역별 교사 연수’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진보·보수의 잣대는 사라지고 다양한 철학을 가진 교사들이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가치 아래 모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참여와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오랜 관행을 혁신하고자 했는데. 여전히 주입식 교육으로 맞춤돼 있는 '초등 일제형 지필평가'를 폐지하고 수업 중 상시평가 제도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초등학교에서는 시험점수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과정 자체를 즐기는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것이다. 특히 ‘전국 중학교 연합학력평가’도 올해는 자율참여로 바꾸고 내년부터는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학교를 점수로 비교해 줄세우던 ‘학교평가’ 제도를 ‘학교자율평가’로 바꾸었다. ▲인천교육의 청렴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은 있나. 감사처분 기준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허위정보 공개, 정보 숨기기 등 정보공개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하거나 부패·공익신고를 방해하는 행위 등에 대한 처분 기준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횡령한 공무원들은 금액에 관계없이 모두 형사고발하는 등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제도화해 철저히 응징할 것이다. 월요일 아침 등교시간과 금요일 오후 하교시간에 학생들 곁에 있어 왔다. 교육가족과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간담회도 70여차례 진행했다. 모든 교육청 직원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위계를 없애고 현장과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통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중점을 두고 실천할 사업은 무엇인가. 그동안은 인사와 조직개편, 청렴제도 확립 등 교육청 안에서부터의 변화라고 한다면 이제는 학교가 변화하는 데 좀더 초점을 두겠다. 앞으로는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의 비전이 구체화되도록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겠다. 오는 2015년 새학기부터 학생들의 일상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의견을 최대한 모으겠다. 오는 25일 인천의 모든 중·고등학교 대표가 참여하는 '300인 원탁토론회'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등교시간 정상화와 두발규제 완화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겠다. 원칙과 방향은 세 가지다. 첫째 건강한 청소년들의 일상, 둘째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생활지도, 셋째 충분한 토론과 의견 수렴이다. ▲학부모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교사들과 가까이 있는 교육감이라고 했는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년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의 물꼬를 열겠다. 전국에서 두 광역시만이 중학교 무상급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복지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위상에 걸맞게 시정부와 구청장님, 군수님과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내겠다. 또 교사들이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업무에 매달리지 않고 학생들을 마주보도록 하겠다. ‘공문 총량제’를 실시해 올해 대비 30% 공문을 감축하겠다. 담임교사는 업무를 맡지 않고 생활지도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차적으로 도입하겠다. 교육청은 각종 정책사업과 전시성 대회를 축소해 갈 것이다. 교육청은 덜어내는 데 집중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위해 힘을 더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인천시민사회가 바라는 혁신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했는데 구상은. 민·관이 함께하는 협치기구인 가칭 ‘행복인천교육자치협의회’를 올해 안에 만들 것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닫힘에서 열림으로 교육행정 구조를 바꾸겠다. 12년 만에 교육감이 바뀐 인천의 주민직선 교육자치 2기에 대해 많은 시민이 체감있는 변화, 과감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려하는 시민의 말씀도 인천교육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 안고 가겠다. 시민들이 바라는 공약과 정책을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으로 답하겠다. 교육감 4년 임기 중 이제 6% 정도가 지났다. 94%가 남았다. 구호를 앞세우거나 조급하지 않을 것이다. 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저와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교육청 직원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혁신의 파트너가 될 분들을 찾고 그 분들을 통해 인천시민들의 교육 열망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천교육 행정의 중심은 교육감이 아니라 43만 인천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란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제안을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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