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윤-최승준 가세한 SK 와이번스, 2016년에는 거포 군단
서문영
| 2016-01-15 10:59:45
지난 시즌 10구단 출범 이후 최초로 치러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SK 와이번스는 넥센 히어로즈에 패해 아쉽게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잠재된 가을야구 유전자를 되살리며 다음을 기약했다.
특히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조차 쉽지 않았던 SK가 극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타력 덕분이었다. 그 중심에는 LG 트윈스에서 이적해온 정의윤의 활약이 컸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 259타수 83안타 타율 0.320에 14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그 중 SK로 이적 후 2달여 동안 185타수 64안타 타율 0.346에 14홈런 44타점을 때려냈다. 정의윤이 중심타선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SK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다.
정의윤은 LG에서 피우지 못했던 잠재력을 터뜨린 기쁨 못지않게 200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힘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짜릿한 경험을 맛봤다. 적어도 2015 시즌 후반기 성적은 프로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에 못지 않은 활약이었다.
박병호가 넥센으로 이적 이후 김시진, 염경엽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에 힘입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한 것처럼 정의윤도 김용희 감독의 믿음에 부응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프로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그러나 LG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탈LG효과'를 제대로 입증한 정의윤에 이어 올시즌이 끝난 후 SK 유니폼을 입게된 또다른 LG 출신 선수 최승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승준은 FA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SK에 왔다. LG 시절 최승준은 2군에서 폭발적인 장타력을 과시한 선수였다. 하지만 그 역시 LG가 열성을 다해 키우던 우타 거포 유망주들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LG는 넓은 잠실야구장에 걸맞는 중장거리 타자와 기동력 야구에 중점을 두면서 최승준의 입지는 좁아졌다. 하지만 잠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그가 장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일 수 있다.
그동안 LG가 키우던 우타 거포 유망주들 중 LG를 떠나 기량을 꽃 피운 김상현, 박병호, 정의윤의 예를 보면 최승준도 충분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SK 구단의 신뢰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정의윤과 최승준에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 기존의 박정권, 최정, 이재원의 장타력이 폭발한다면 SK는 KBO리그 최강의 거포 군단으로 변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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