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욕망을 그려내다

서문영

  | 2016-04-09 23:58:03

▲ 사진='해어화' 스틸컷 “1943년 비운의 시대 미치도록 부르고 싶던 노래, 그 노래가 내 것이어야 했다”

누구에게나 욕망은 있다. 영화 ‘해어화’는 정소율(한효주 분)과 서연희(천우희 분)이 김윤우(유연석 분)이 작곡한 노래 ‘조선의 마음’을 두고 욕망을 드러내는 모습들을 그려낸다.

빼어난 미모와 탁월한 창법으로 정가의 명인이자 최고의 명인으로 불리는 소율. 심금을 울리는 타고난 목소리를 가진 연희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였다. 하지만 당대 최고 작곡가인 윤우가 만든 ‘조선의 마음’이라는 곡을 차지하기 위해, 이들은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소율은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윤우의 고백에, 그가 만든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윤우는 우연히 듣게 된 연희의 목소리에 빠져들고, 연희는 생각지 못하게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으며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라이벌 관계에 있는 정소율과 서연희의 입장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질투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고, 끓어오르는 욕망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정소율의 모습은 인간의 본연의 모습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스토리의 밑바탕에는 배우 한효주와 천우희의 공이 크다. 순수함과 도발적인 매력을 넘나들며 아름다움을 기품있게 내뿜은 한효주.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며 숨겨뒀던 욕망을 끄집어내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는 천우희. 이들의 연기 향연은 더욱 깊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박흥식 감독은 “욕망 중에서도 질투라는 보편적인 감정에 집중했다. 누군가의 재능에 대한 질투가 마음에 생길 때는 그 욕망을 통제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극적인 욕망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욕망을 그려낸 ‘해어화’는 누군가에겐 공감을 자아낼 수 있으며 어떤 이는 가슴아파할 수 도 있다. 욕망에 일렁이는 감정의 파고, 마음의 기척 등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 또한 영화의 재미요소가 될 것 같다.

한편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의 의미로, 당시 '엔터테이너'로 꽃에 비유되는 기생들의 사랑 노래이면서 시대의 양상을 음악으로 표현한 영화다. 오는 4월 13일 개봉 예정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