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구성 입장 오락가락

“국회의장 새누리당 차지에 반대할 이유 없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6-01 11:21:06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지연과 관련, 당리당략에 따라 입장을 번복하며 유리한 국면을 노리는 국민의당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지원 원내대표는 매 사안마다 오락가락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여야 간 협상을 어렵게 만든 책임 당사자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두 야당 실무진은 새누리당을 배제한 체 국회에서 만나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자유투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더민주 박 원내수석은 회동 이후 䄞월 7일 반드시 의장단 선거를 할 것”이라며 “지금 와서 (새누리당이) 의총에서 ‘의장직을 갖고 간다’는 둥 판을 뒤집으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당이 바로 다음 날 내놓은 입장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일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가져가는 게 원칙”이라면서 “그러나 왕도가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게 된다고 해도) 우리가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는 없다"고 했다.

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새누리당에 국회의장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한 발언을 남긴 것이다.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합의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원칙적으로 국회의장 선거는 자유투표"라며 "그렇다면 자유투표도 검토해볼만 하다고 했더니 (오히려 우 원내대표가) 화들짝 놀라더라, 그러면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 일부 지도부에서도 차라리 자유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알고 있지만 또 새누리당에서 (자유투표는) 절대 반대를 하고 있어 이것도 꼬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입장은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캐스팅보터’로서 국민의당 입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이 기존 보건복지위·교문위·산자위·농해수위 등 4개 상임위를 중점 상임위로 두고 협상을 추진하다가 갑자기 기재위를 추가한 것은 새누리당에 의장 배분 협조를 조건으로 상임위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

실제 국민의당은 보건복지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산업통상자원위·기획재정위 위원장 중 두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