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발' 잃은 김종인, 토사구팽 수순 밟나

국회의장 자유투표 반대에도 의총에서 수용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6-17 23:58:0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자유투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의원총회를 통해 ‘자유투표’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김 종인 대표의 말발이 친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민주 의원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는 정황이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8일 더민주 관계자 등에 따르면, 더민주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제3당인 국민의당이 제시한 국회의장직 자유투표 선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양당의 자리다툼 때문에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민심은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먼저 국회의장 후보부터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반대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원구성을 놓고 의장을 양당에서 정해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이런 원칙에 반하는 짓을 해서 되겠느냐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히 원구성이란 데에 집착해 좋은 게 좋은 것이니 제3당이라는 곳에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3당이 제안한 자유투표 수용 여부를 토론을 거쳐서 결정할 것 같은데 제가 드린 말씀을 참조해서 현명한 처사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 같은 당부는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 ‘자유투표’ 수용 의견이 우세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외면당하고 말았다.

결국 30여 분 간의 비공개회의 끝에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자유투표 수용 결정 사실을 알렸다.

이는 의원들이 김 대표 면전에서 그의 의사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김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 대표는 8일에도 20대 국회의장직은 원내 제1당인 더민주가 맡는 것이 옳다며 거듭 자유투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선거결과 엄연히 더민주가 1당이 됐다. 그럼 종전에 의회관행상 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는 건 협상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일"이라며 "어느 당에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국회 내에서 투표로 의장을 선출하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럼 현재의 의석 비율로 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사전 타협에 의하지 않고 종전 룰을 지키지 않으면서 투표로 모든 걸 결정하려고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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