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산 그리고 인간...장소가 주는 극도의 스릴감

서문영

  | 2016-06-30 18:19:48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산이라는 너무도 익숙한 장소,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은 산이라는 공간 속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완벽하게 접목시켜 인물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긴장감들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산에서 금맥이 발견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동근(조진웅 분)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하지만 땅주인 노파가 그들을 막아선다. 여기에 탄광 붕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 분)은 산에서 보지 말아야할 것들을 목격하게 되면서 16시간 극한의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산이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공간과 인물들의 욕망이 완전한 대칭을 이루기 때문. 미로 같은 공간은, 엽사 무리와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는 기성과 양순(한예리 분)의 팽팽한 대립과 완전히 맞물린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밖에 존재하지 않는 산 속에서 인물들은 내재돼있던 욕망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탄광에 갇혔던 기성은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산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돌아왔던 탄광을 기억하며 산을 계속 떠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기성의 심리를 공간에 투영하는 것. 때문에 이야기는 한층 더 심도 있게 인간의 내면에 대해 파고드는 느낌이다.

산의 금맥바위와 소나무는 인물들의 지독한 욕망을 표출시키는 상징이다. 금맥을 발견한 엽사무리들은 기성과 양순을 제거하기 위해 달려든다. 해당 장면에서 산은 광기만이 도사리는 장소로 변모한다. 험란한 산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사냥'의 최고 관전 포인트. 험란한 산길, 넓은 들판 장소를 오가며 결전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이렇게 '사냥'은 매 순간 산을 배경으로 인간의 모습들을 담아낸다. 사람이 중심인 영화지만, 산은 중심에 선 인간들의 감정과 동일한 선상에서 흘러가기에 더욱 몰입도를 높인다. 내로라하는 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 등이 연기하기에 더욱 믿고 볼 수 있는 것.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이 어떤 평을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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