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 장혁, 저력입증! ‘감정없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 하게 되네’
서문영
| 2016-07-05 23:16:37
5일 오후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는 이영오(장혁 분)가 연인 김민재(박세영 분)에게 배신당한 장면에서 시작했다.
이영오는 이날 김민재가 자신을 배신한 것을 알고도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크게 동요하지 않고 그저 처연한 눈빛만 보였다.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억울함을 주장하지 않고 순응하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극대화시켰다.
이영오가 담담하게 취조 받는 모습에서도 동정심이 일었다. 그는 지금까지 사망자들을 모두 자기가 죽였다며 진술했다. 긴 대사를 소화하면서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초점 없는 동공 연기를 선보인 그는 주변의 상황에 의해 지쳐 보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내 “나는 살인자다”, “아니다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나는 생명을 존중하는 의사다”, “생명 따위 존중하지 않는다” 등 종잡을 수 없는 대사를 쏟아내며 복잡한 정신세계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이영오는 “나 같은 괴물이 아니어서 당신들은 느낄 수가 있어요”라고 말하거나 웃는 표정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금껏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는 감정을 흉내내려 노력했던 그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는 이들을 먹먹케 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신 전할 캐릭터가 나타났다. 계진성(박소담 분)은 이전까지 이영오가 진범이라 믿었으나 5회와 6회를 지나며 오해를 풀고 이영오의 조력자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
계진성은 이영오에게 “똑같이 느낄 순 없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이 대사를 들으며 생긴 이영오의 표정 변화는 이후 그가 감정을 느끼게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자아냈다.
계진성의 감정선이 달라짐에 따라 이영오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정도 변화했을 터. 드라마 팬들은 이영오를 ‘205’라 부르는 등 동정심을 갖거나 친근함을 느끼며 감정이입을 보이고 있기에 그렇다.
선천적으로 감정이 결여된 이영오에게 감정이입 하게 만든 힘은 이영오로 분한 장혁의 섬세하고도 깊은 연기가 큰 몫을 한 것 아닐까. 귀추가 주목된다.
서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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