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공사 귀순, 북한의 지배층 균열”
홍현익, “북한 체제 형편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 탈북해”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6-08-18 11:16:05
[시민일보=여영준 기자]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서열 2위 태영호 공사가 우리나라로 귀순한 가운데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북한의 지배층 균열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18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3000명 가까이 되던 탈북자가 지금은 1300명 정도로 줄었는데, 그 얘기는 체제가 붕괴 직전이어서 일반인들이 대량으로 탈북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최고위층과 특혜 받은 계층, 특히 외국과 접촉해서 북한 체제가 다른 데 비해 형편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탈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관은 아니지만 황장엽씨를 비롯해 이집트의 장승길 대사가 자기 형과 1997년에 탈북했다. 그 이후로는 최고위직 외교관이 탈북한 것“이라며 ”90년대 외교관들이 많이 탈북을 했고 서울에 와 계신 분도 많은데, 10여년 동안 뜸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탈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부터 태국, 에티오피아, 그리고 최근에는 7월 초 러시아 3등 서기관이 가족과 함께 들어온 게 최근인데 전부 서기관급”이라며 “서기관보다 더 위가 공사고, 공사 위가 대사인데 지금 공사급으로 태영호씨가 온 것이다. 장 대사 이후로는 가장 최고위급이 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 공사의 귀순 배경에 대해서는 “통일부에서는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이 있었고, 자유민주주의나 한국의 체제를 동경했고, 또 자녀와 장래 문제를 들었는데 과연 진짜 이유가 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최근 들어 북한의 외교관들이 10여년의 공백을 넘어 다시 외교관들이 줄줄이 탈북하고 있는데, 외교관이라는 직책이 그냥 일반 북한인이 아니라 북한 체제를 외국에서 대변하고 북한 체제를 적극 지지하고 변명하고 변호하는 직업인데, 그 중 빨치산 출신의 사람이 이렇게 가족들과 탈북했다는 건 북한 체제내에 문제는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종합적으로 볼 때 탈북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 중 어떤 요인이 가장 중요했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상당히 대외 외교관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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