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 강우석 감독, 그의 '뚝심'과 도전에서 김정호를 엿보다

서문영

  | 2016-09-09 10:00:00

▲ 사진=CJ엔터테인먼트 강우석 감독이 4년만에 돌아왔다. 게다가 사극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의 연출로 말이다. 그는 '한반도'에서 사극을 연출한 적이 있으나 장편 중 일부였고, 사극영화를 기획한 적은 있어도 연출한 적은 없다. 연출뿐만 아니라 기획, 제작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던 강우석의 긴 공백 끝 복귀작 '고산자'. 그가 이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고산자'는 애초에 강우석이 계획하고 있던 영화들과 방향이 다소 다른 작품이다. 그는 이전에 '공공의 적'의 신작과 '투캅스'의 조선시대 버전인 '두 포졸'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작품이 시나리오, 제작비 등의 문제로 미뤄져 개봉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강 감독은 '고산자'에 담긴 김정호라는 인물의 위대함을 전하기 위해 큰 도전에 나섰다.

강 감독은 "대동여지도가 왜 목판이었는지, 김정호 선생이 그 시대에 목판을 통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지도를 공유하고자 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며 "이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접한 후 더욱 김정호를 영화로 꺼내지 않으면 안될 것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반도의 사계절을 CG 없이 오로지 직접 뛰는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자연스럽고 황홀한 영상미를 완성시켰다. 강 감독은 철쭉이 만개한 황매산 촬영을 위해 5개월간 꽃이 피기를 기다렸고, 북한강의 정취를 위해 미리 배를 띄우고 강이 얼기만을 기다렸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간을 거침없이 투자하는 그의 강한 강단과 의지가 김정호 선생과 많이 닮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강 감독은 자신과 '실미도'를 함께 했던 이민호 프로듀서, '용의자', '널 기다리며' 등으로 스크린에 박진감을 부여한다는 호평을 받은 최상호 촬영감독, 사극 영화 의상의 단연 최고라 말할 수 있는 조상경 의상감독, 조영욱 음악감독과 함께 '어벤져스' 군단을 꾸렸다. 이 같은 라인업만으로도 영화는 완벽할 수 밖에 없을 터.

영화 속 '장관'이란 말이 딱 맞는 백두산 천지는 물론 합천 황매산, 강원도 양양, 여수 여자만, 마지막 최남단 마라도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한반도의 풍경은 관객들의 탄식을 자아낸다.

강 감독의 '뚝심'과 끊임 없는 도전이 그대로 드러나있는 '고산자'는 지난 7일 개봉 후 관람객들의 높은 평점으로 화답을 받고 있다. 역사로 기록되지 못한 고산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전국 극장가를 통해 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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