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당사 합치고 사무처 통합 추진하지만

‘당 정체성’-‘세대교체론’놓고 국민-바른 갈등심화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6-21 15:58:52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바른미래당이 그동안 이어져 오던 '두집 살림을 청산하고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될 전망이지만 정체성 문제와 세대교체론을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비대위는 당 사무처 통합 목표를 오는 7월 초까지로 잡고 구체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갈등과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사가) 분리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지만 선거가 끝난 마당에 사무처를 통합해 당내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비대위는 ‘당무혁신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고 당 체제 정비 및 인력조정 계획 수립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창당 선언문에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고 규정한 당의 정체성을에 대해서도 지난 19∼20일 이틀 간의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을 통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이라고 새롭게 수정했다.

하지만 옛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이에 반발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 출신 이지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리적 진보 + 개혁적 보수당? (워크숍에서) 합의하지 않았다. 워낙 많은 이견이 있어서 함께 논의하자는 분위기였다"면서 "비대위원과 의원 전원이 함께 회람하고 의견을 내기로 했는데 그런 절차적 민주주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출신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워크숍 토론에서 그 문제에 대해 숱하게 토론했고 모두가 그렇게 공감했다"며 "공감했으면 공당으로서 입장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 당에 분명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정치인과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정치인이 있으니 그걸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구성원은 국민의당 출신 의원이 전체 30명 중 21명으로 바른정당 출신들의 반발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지 못하는 정황이다.

하지만 주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출신 이언주 의원이 힘을 보태는 등 또 다른 양상으로 세를 얻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의당 출신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유승민의 꼼수’라고 강력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 당협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젊은 바른정당 출신들이 ‘세대교체론’으로 당권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며 “어차피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함께 안 철수 전 후보도 함께 퇴진시키려는 의도가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는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의 책임론과 함께 ‘정계은퇴론’이 비등해지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바른미래당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안철수의 사심으로부터 모든 비극이 출발했다”면서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는데 그런 시간 3년 정도 가지신 다음에 다시 하시더라도 떠나시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특히 “안철수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안철수가 결단해야 될 문제”라며 “정계 은퇴를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날 새벽 귀국한 안 전 후보가 어떤 입장으로 대응하고 나설지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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