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문(진짜친문) 논란 야기한 ‘부엉이모임’에 비난 여론 쏟아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7-04 16:00:00

전해철-박범계 “단순 친목모임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김성태 “그러다 우리처럼 망해”...최석 “국민 의구심 당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과 청와대 등의 핵심 친문인사들이 모여 속칭 ‘부엉이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는 근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달(Moon)인 문재인 대통령을 지킨다는 의미로 네이빙된 '부엉이' 모임이 대통령 친위조직을 자처하며 ‘진문(진짜 친문)’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따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4일 “진문(진짜 친문) 논란을 초래한 ‘부엉이 모임’에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단순한 친목모임이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전대를 앞둔 상황이어서 파문이 커질 것 같다"며 "계파갈등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전해철 의원은 전날 한 팟캐스트에서 "친노(친노무현)·친문 모임이라고 (비판)해서 이심전심으로 해 온 모임"이라며 "지난 대선까지는 나름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후에는 조직적으로 할 이유를 못 느껴 친목 모임처럼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몇 년간 해왔는데 아무 문제 없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언론이) 민감하게 문제를 제기한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친문계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 역시 “부엉이 모임'이 친목에서 시작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진문 논란을 일으킨 ‘부엉이 모임’에 대해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참여정부 때부터 같이 근무를 했던, 특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대표로 있던 시절, 여러 가지 위기 상황, 분열적인 상황들이 있었는데 그 당시 빛나는 역할을 해 주신 의원들이 중심적으로 있는 모임이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친문, 비문 규정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당대회 임박해서 이 부엉이모임에 대한 논란이 증폭돼 왔다”며 “실상이 어떻든 간에 국민의 눈에 그렇게 비친 면이 있다면 부엉이라는 모임을 전당대회까지는 활동을 좀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부엉이 모임이 계파정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특히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입법부 소속이자 개별적으로 헌법기관인 현역 의원들이 문 대통령 조력을 위한 별도 모임을 꾸려온 것은 의원들 스스로 청와대 예속을 자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집권당은 대통령 권력에 너무 치중해 이를 위한 당 체제가 만들어지길 희망하는데 이는 당청 관계가 수평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다"며 "이런 부분들이 당내 갈등으로 연결되는데 우리처럼 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 역시 "이 모임의 활동 목적과 결성 타이밍에서 국민들의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해당 모임의 명칭에 부엉이를 사용하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무엇 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다"며 "YS, DJ 등 지도자를 중심으로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20~30년 전으로 정치가 돌아간 것 같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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