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위기진단 “‘보수 대북관’으로 중도층 이탈 탓”

당 지도부, ‘냉전적 사고’ 치중한 행보로 지지철회 초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11-01 09:00: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의 위기가 '보수·적대적 대북관 고수로 인한 중도층 이탈 가속화'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나왔으나 정작 당 지도부는냉전적 사고에 치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당이 공개한 '한국 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자유한국당의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원인 분석’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당이 "지속적으로 강한 보수적 태도와 적대적 대북관을 견지해왔다는 점이 유권자들의 지지 철회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경제와 복지 문제는 한국당 지지자와 이탈자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경제 및 복지 쟁점에 대한 한국당 태도가 지지를 철회하게 만든 요인은 아니었다.

보고서는 “한국당 지지자들 중 이탈자들은 진보세력에 완전히 편입된 것이 아니라 대안적 보수세력을 찾고 있다”면서 “제1 보수정당의 핵심 가치를 포용성, 사려깊음, 진정성으로 재설정하고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처방으로는 Δ강경하고 원칙적인 대북·안보 프레임을 버리고 유능하고 적극적인 평화와 통일의 비전 제시 Δ건설적이고 차별화될 수 있는 보수노선의 경제정책 Δ보수의 도덕적·윤리적 가치에 바탕을 둔 사회적 의제 설정을 제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현 주소를 서울대 연구팀이 여과 없이 보여줬다"며 "한국당은 용역보고서 내용대로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색된 과거 안보관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봐선 안된다는 충고도 중요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지도두의 최근 행보는 용역보고서의 진단.처방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 당 지도부는 판문점 선언과 대통령 비준을 두고 청와대를 겨냥한 총 공세로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한편 서울대연구소가 유권자의 최근 정치성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여론조사기관인 칸타퍼플릭에 의뢰해, 올해 9월 7~18일까지 전국 성인 1500명으로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8.6%가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찍은 응답자는 24.6로 집계됐다. 지지층의 절반 이상이 한국당을 이탈한 것이다.

보고서는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일관되게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 집단은 ‘지지자’, 두번 다 한국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집단은 ‘반대자’로 정의했다. 지지자는 24.6%, 반대자는 41.6%였고 이탈자는 34.6%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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