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원 “친박·복당파, 원내대표 출마 안돼”

“고장 난 선박수리는 외부에서 영입한 선장에 맡겨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11-09 09:00: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5일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는 12월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과 복당파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병길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친박계와 복당파는 당분간 자중자애하며 국민 용서를 기다리고, 미래를 대비하라"며 "양측 모두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최 비대위원은 먼저 친박계를 향해 “20대 총선 공천 파동 당시 친박계가 당 운영권을 놓지 않으려는 데서 비극이 시작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못 모신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 하라”고 지적했다.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 돌아온 복당파에 대해서도 "사즉생의 자세로 나가야 할 때 침몰하는 배의 수리를 포기하고 갈아타려한 잘못은 사죄해야 마땅하다"라며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불나방처럼 쫓아나갔다가 돌아와 놓고 어떻게 국민 앞에 당당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12월 원내대표 겅선에서 국민이 인정하는 친박과 탈당파는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염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침몰하는 선박의 수리는 외부에서 영입한 선장과 수리공에 맡기고, (당내 인사들은) 국민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인내하고 자숙하고 미래 대안을 준비하라"며 "그게 당이 살고, 여러분이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는 앞서 홍문종 의원이 당 회의에서 '탄핵백서를 제작해 지난 과정에 대한 명확히 진단하고 철저히 성찰하는 과정이 있어야 당의 미래가 있다'고 지적한 발언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결국 최병길 위원은 '(탄핵찬반 세력 모두) 서로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는 홍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반면 그동안 '서로의 책임을 묻지 말자'는 논리로 펼쳐왔던 복당파 측 논리와는 상충되는 국면이 있다"며 "경제가 어려운데 지금 탄핵 당시 얘기를 꺼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던 정진석 의원의 발언도 과거지사를 불문에 부치고 두루뭉술 넘어가자는 건데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홍준표·김무성 전 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저지하겠다”고 밝힌 최 비대위원의 이날 발언이 알려지자 해석이 분분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 비대위원이 김 위원장 최측근 인사로 분류됨에 따라 김 병준 위원장 지원사격용이라는 관측과 함께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고려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복당파가 전대 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탈당전력 때문에 최 위원이 언급한 ‘배제대상’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날 최병길 위원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김병준 위원장은 "100% 좋은 말씀"이라고 맞장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