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 당협위원장 교체대상 내일 확정하지만
나경원 “인적쇄신 시기 적절한가”...김병준 “내게 요구했던 게 인적쇄신”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12-14 00:02:00
한국당 관계자는 13일 “당무감사 전반을 지휘하고 있는 조강특위가 내일(14일)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비대위에 보고할 예정이지만 계획대로 실행될 지 의문"이라면서 특히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인적 쇄신 시기에 대한 적절성'을 지적하면서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부분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112명 한명 한명이 중요한데 의원들의 임기가 아직 남은 상황에서 대여투쟁의 단일 대오가 흐트러질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나중에 할 것이 있고, 지금 할 것이 있다. 원래 비대위의 일이고 나에게 가장 요구했던 것이 인적 혁신”이라면서 나 원내대표의 주장을 일축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당협위원장 교체 폭을 적게는 10명에서 20명 선으로 잡고 작업을 추진해 왔던 비대위는 교체대상 기준으로 △대여투쟁에 미온적인 인물 △존재감 약한 영남 다선 등을 지목, 특정계파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수당파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교체로 그동안 복당파 의중대로 움직였던 비대위나 조강특위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라며 "기존처럼 명분 없이 일방통행식일 경우, 김병준 비대위가 역풍을 맞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그동안의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불합리한 문제점들만으로도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결단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김 위원장 지난 행보 자체가 스스로의 명분을 약화시키면서 힘을 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이 자체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백서’를 작성,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앞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탄핵백서를 제작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분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수당파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전날 방송에서 “탄핵 전의 한국당과 탄핵 후 한국당은 굉장히 다르다”며 “우익의 대동단결과 위해 우익의 미래를 위해서 최소한의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탄핵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백서제작을 당 지도부에 제안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들이 개별적으로 만들고 있는 탄핵백서 작업을 제가 돕고 있고 당내 의원들의 의견도 받고 있다"며서 “(현재) 탄핵백서의 기초작업은 끝났고 최소한 다음 총선 6개월 전 열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서에는) 탄핵 당시 촛불의 의미, 탄핵이 어떤 사람들에 의해 주도됐는지, 항거하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게 될 것”이라며 "당을 분열시키기 위한 백서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위한 백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광훈 목사, 정규재 팬앤마이크 대표 등의 중재로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촉구안을 거론한 김무성 의원에게, 탄핵에 대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당시 김 의원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하에서 비주류였던 수당파 의원들의 지원을 받은 나 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당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나 원내대표는 당선된 이후 원내 문제 뿐만 아니라, 당 인적쇄신 방향 등에 대해서도 복당파인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 때와는 많이 달라진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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