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바지에 폐라가모' 운운하더니 "당시는 오세훈인지 몰랐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이 16년 전 오 후보가 생태탕집에 갔느냐 안 갔느냐 논란으로 변질된 가운데 '당시의 오 후보 목격담'으로 '증인'을 자처했던 '생태탕집 아들' A씨의 잇딴 말바꾸기가 선거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A씨를 공익제보자로 규정하면서 "(A씨와) 3자 대면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이제 끝을 내라”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압박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윤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익 제보자가 3자 대면에 응한다고 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은 (16년 전 내곡동에서 오 시장을 목격했다는)측량팀장, 식당주인 등의 증언을 두고 ‘다 기획된 일’이라고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닉슨 대통령이 물러나게 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우리는 네거티브라고 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있었던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네거티브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더 적극적으로 'A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세훈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무도한 짓이 벌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 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황방열 캠프 부대변인도 "생태탕집 가족 같은 분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왔다"며 "오 후보측은 생태탕집 가족의 생생한 증언은 물론이고 공기업 직원인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과 다른 경작자들의 목격담까지도 깡그리 무시하고 오히려 후보까지 나서서 '수사' 운운하며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05년 식당에 들렀다고 밝힌 생태탕집 모자(母子)의 증언에 "정치권이 분명히 개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머니와 아들 진술이 매일 바뀐다. 과연 신뢰할 국민이 있을까"라며 "후보야 바쁘기때문에 모르지만, 그 누군가는 아주 치밀하게 기획했을 것"이라 의심했다.
진행자가 '생태탕집 모자의 증언을 의도된 거짓 진술로 보는 것이냐'고 묻자 "여러 상황을 조합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분명히 개입은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규명을 목적으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린 것에 관해서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까지 뭐 했느냐. 그런 걸 하려면 이미 10년 전부터 다 해서 조사를 했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른바 '생태탕집 아들'을 민주당에서 '의인'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윤지오라는 사람에게도 (민주당이) 의인이라고 붙였는데, 그 의인 어디 갔냐"고 되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의인을 너무 쉽게 써서 의인들을 욕보이고 있다. 윤지오라는 분 기억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처가땅 측량 현장 방문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생태탕집 아들을 민주당이 의인으로 치켜세우자, '고장자연씨 사건' 증언자로 나섰다가 후원금 사기 의혹 등에 휩싸인 뒤 출국한 배우 윤지오를 소환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 후보의 측량 현장 방문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에 대해선 선거 이후 사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생태탕’ 논란은 16년 전 오 후보가 처가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한 뒤 생태탕집에서 식사를 했다는 당시 식당주인과 아들 A씨의 증언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전날 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취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던 그는 이후 과의 통화에서 당초 증언과 다르게 말을 바꿔 증언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앞서 A씨는 지난 주 TBS 라디오에 출연해 16년전 가게를 찾았던 오세훈 후보의 인상착의에 대해 직접 본 듯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이후 TV조선과의 통화에서 "당시에 봤던 사람이 오세훈 후보인지는 몰랐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최근 모친과 통화하면서 16년전 봤던, 흰바지를 입은 인물이 오 후보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친도 TBS 출연에서 오 후보가 왔었다고 했지만, 이보다 나흘 앞서의 언론통화에선 '오 후보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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