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피해호소인’ 3인방 퇴출하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3-18 1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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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열린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기자회견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다가, 당일 저녁 뒤늦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용서도 받고 싶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가 끔찍하게 여기는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을 캠프에서 내치지 않고 끌어안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


    박원순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서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들이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한 민주당 의원은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 등 여성 의원 3인방이다.


    남 의원은 사건 당시 민주당 여성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고 주도적으로 제안했으며, 이에 진선미 의원과 고민정 의원이 동조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러 파문이 일었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으나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피해자가 민주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했으나 당은 그의 요청을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다. 아예 관심조차 없다.


    그러니까 ‘귀책사유 무공천’이라는 당헌까지 바꿔가면서 박영선 후보를 공천해 피해자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물론 박영선 후보는 17일 저녁 8시 4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참 힘든 하루였을 거다. 얼마나 생각이 많으셨겠습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 (기자)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됐다. 맞다. 제가 후보다.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라고 적는 것으로 일단 ‘사과’ 형식을 취하긴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박 후보는 정작 피해자가 “혼내 주라”는 ‘피해호소인’ 3인방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말로만 ‘사과’할 뿐, 행동에는 옮기지 않았다. 언행 불일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 박 후보가 당선되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자신이 보복을 당하지 않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할 의지가 있다면, 박영선 후보는 마땅히 피해자를 조롱하듯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한 3인방을 캠프에서 내쳐야 한다.


    물론 민주당은 그들을 강력한 징계로 다스려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모두 민주당이 공천한 사람들의 성추행 사건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박 후보가 피해호소인 3인방‘에 대한 캠프 퇴출을 거부한다면, 박 후보도 고민정, 남인순, 진선미 의원의 2차 가해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될 것 아니겠는가.


    물론 동료 의원들에 대한 박 후보의 애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공인이라면, 적어도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동료 의원들보다도 피해자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정도의 기본적인 인성을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박영선 후보에게 묻겠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고 싶다는 글은 진심인가.


    그렇다면, 피해자를 조롱하듯 ’피해호소인‘이라고 부른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 등 여성 의원 3인방을 즉각 캠프에서 내쳐라. 그게 피해자의 절절한 요청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박 후보의 ’사과‘는 단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위선적인 행동으로 치부될 것이다. 박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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