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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지자가 홍준표·유승민을 밀고 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측과 유승민 측은 ‘확장성’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반면 윤석열 측과 최재형 측은 ‘역선택’이라고 지적한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리서치뷰가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KBC 광주방송과 JTV 전주방송 공동 의뢰로 지난 22, 23일 광주·전남·전북 거주 성인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황당하다.
범보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각각 18.5%, 16.8%를 얻었다.
반면 야권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총장은 9%에 불과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윤석열 전 총장 인기는 더 형편없다. 지지율이 고작 2.7%에 불과하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전체 지지율보다 2.8%p가 더 오른 19.6%로 야권 1위였으며, 홍준표 의원은 그대로 18.5%였다.
그러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어떤가.
윤 전 총장이 42%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2등은 홍 의원으로 25.2%, 그 뒤를 이어 최 전 원장이 7.3%로 3위에 올랐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5.7%로 ‘뚝’ 떨어졌다.
이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각각 5.7%, 19.6%를 얻어 격차가 무려 3.44배에 달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각각 42%와 2.7%를 기록해 유 전 의원과 정반대였다.
이는 경쟁력과 파괴력이 높은 윤석열이 대선 본선에 나오지 못하도록 전략적으로 응답을 기피 하고, 대신 만만한 약체 후보를 여권이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역선택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가장 선호하는 야당 후보는 약체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따라서 이런 역선택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역선택에 대해선 일부 보수진영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 데이터에서 윤석열 최재형 후보 등의 여권 지지율이 유독 낮게 나타나는 현상을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자당 후보를 선출하는 데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개입해 후보를 ‘바꿔치기’하는 걸 묵인한다면 그건 명백한 해당 행위다.
그런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의 태도를 보면 되레 역선택을 권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거론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선관위 12명 중 가운데 부위원장 등 무려 5명이 ‘불공정’ 논란을 빚고 해체된 경준위 위원을 지낸 사람들이다. 사실상 ‘경준위 시즌2’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기호 선관위 부위원장은 경준위 당시 부위원장을 지냈고 성일종·김은혜·지상욱·정양석 선관위원도 경준위에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특히 경준위 당시 기획소위원장을 맡았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선관위에서 토론기획소위원장에 선임됐고, 경준위 검증소위원장이었던 정양석 전 당 사무총장은 선관위에서 클린경선소위원회 위원으로 지명됐다. 사실상 선관위는 경준위 손아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경준위는 해체 직전에 유승민 전 의원이 최대 수혜자가 될 ‘역선택 허용’을 전격 결정하고 말았다. 물론 권한 밖의 일이다.
따라서 선관위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 문제는 12명 중 5명이 경준위 출신이어서 자기들이 결정한 ‘역선택 허용’을 백지화하고 정상적인 경선룰을 만들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 제16조 1항에 국민의힘 지지층 등 다른 정당 지지층이 경선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여론조사 대상을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게 지극히 정상적인 여론조사 방식이다.
야당 후보를 선출하는데 왜 여당 지지자들에게 ‘누가 좋으냐’고 물어보고 결정해야 하는가.
이건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다. 상식적이지도 않다.
이건 누구의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이자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이니만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자신이 민주당 지지층의 귀여움을 받는 역선택 후보라는 사실에 수치를 느끼기는커녕 되레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권장하는 후보들은 국민의힘 후보인가, 아니면 민주당 후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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