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형수 욕설’ 파일 비공개…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25 11: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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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형수에게 욕설하는 음성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법원 명령'으로 비공개 처리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24일 “참 어이없는 법원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적 인물에 대한 프라이버시권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욕설 대마왕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나라가 되면 이건 정말 해외토픽감”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은 지난 20일 '[녹취록] 이재명 욕설파일 01'이란 제목의 56초 분량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2012년 7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셋째 형수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통화한 녹취가 담겼다. 이 영상은 하루만에 12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온라인상에 확산했다.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은 2014년 지방선거, 2017년 대선 경선, 2018년 지방선거 때도 계속 거론됐던 소재로 전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영상은 게시 이틀만인 22일 비공개 처리되고 말았다.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이 올린 사진에는 검은색 화면에 ‘법원 명령으로 인해 해당 국가 도메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콘텐츠입니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백브리핑 측은 “발 빠르시네”라며 “괜찮아요. 이게 끝이 아니니까요. 개싸움 걸어주셨으니 받아드릴게요”라고 적었다.


    ‘백브리핑’ 채널 운영자인 ‘백총재’는 그 다음날에도 “이재명 지사는 개인이 아닌 대통령 후보이고 검증받아야 하는 대상인데 해당 영상 업로드 역시 비난의 목적이 아닌 검증이었다”라며 “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아마도 법원이 이 지사 측의 영상 비공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도 이 지사 측은 "캠프관계자 누구도 법원에 영상을 비공개해달라고 신청한 사실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지사도 최근 국회에서 기본소득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한 직후 취재진이 ‘욕설 파일 관련 법적 대응’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잘못한 일인데 죄송하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대선 정국에서 욕설 파일 공개가 적정하냐 아니냐와 별개로, 차단 경위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그러면 법원이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일까?


    통상 가처분신청은 신청 적격이 있는 자, 즉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만이 신청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그렇지 않고 법원이 신청 적격이 없는 제3자의 가처분신청을 받아줬다면 우리나라는 ‘소송 공화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가처분신청을 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만일 이재명 지사나 혹은 캠프관계자 등이 가처분신청을 한 것이라면, 이 지사 측은 선거를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지 않고 신청 적격자가 아닌 제3자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면 법원은 이에 대해 명백하게 그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다.


    검사 출신인 김경진 전 의원이 "공공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기 때문에 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상 차단 경위를 밝혀 줘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이런 연유다.


    더구나 경위가 어떻든 법원의 판단은 국민의 알 권리를 등한시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기본권으로, 경기도지사라는 주요한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의 사생활 보장보다 더욱 중요한 권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평범한 개인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차기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국민은 마땅히 그의 평소 언어습관, 가족관계, 인성, 품격 예의 등을 알 권리가 있다.


    따라서 ‘사적 통화’로 치부하고 차단한 법원의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


    허위사실이라면 몰라도 실제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리는 것인 만큼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차원에서라도 이를 다시 공개하도록 하는 게 맞다.

     

    특히 차단 경위 역시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재명 캠프 측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으며, 법원도 아직 어떤 경위로 차단 결정을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역시 차단 경위에 대해 밝히 않고 “조치가 취해진 것은 보았는데 유튜브에서는 개별 콘텐츠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라고 답변을 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가선 안 된다. 통화내용 못지않게 차단 경위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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