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는 선택 아닌 필수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3-16 11: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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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LH 사태로 민심이 폭발하면서 제1야당 후보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오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후보 단일화가 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그러니 오 후보 측이 ‘3자 구도’에 대한 유혹을 느낄만하다. 그러나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가 너무도 간절한 탓이다.


    오세훈 후보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안철수 바람’을 일시에 잠재우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13~1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자 구도에서 오세훈 후보는 35.6%를 기록하며 33.3%의 박영선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2.3%p 차이로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1%를 기록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와의 1대1 가상대결에서 54.5%를 기록, 박 후보(37.4%)에 17.1%p 차이로 앞섰다. 3자 구도는 물론 1대1 가상대결에서도 오세훈 후보가 앞선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39.3%를 받으며 32.8%의 안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6.5%p나 앞섰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여의도 정가에선 ‘3자 구도’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의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그런 관측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16일 작심한 듯 김종인 위원장을 겨냥해 “이적행위”라며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종인 위원장께 그동안 정치권 대선배이고 그리고 야권단일화 파트너로 예의를 계속 갖췄는데 어제(15일)는 도를 넘었다”며 “야권 단일화 파트너에 대해서 그리고 또 야권 지지자 전체를 모욕하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단일화 효과를 없애시려고 한다”며 “박영선 후보나 문 대통령께는 아무 비판도 안 하고 파트너에게 그런 도를 넘는 말씀하신 것은 이적행위”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대체 어떤 말을 했기에 안 후보가 이처럼 발끈한 것일까?


    김 위원장은 전날 첫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후보들 간 일정한 토론을 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노골적으로 안 후보를 깎아내린 셈이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지지율을 이루었으나 토론회 한 번으로 무너져 끝내 3등으로 낙선한 일이 있다. 이를 지적한 셈이다.


    이 같은 두 사람의 갈등이 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의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끼리 그 단일화 여론조사를 빼놓고 모든 걸 다 합의를 했는데 정작 협상장에 가 보니까 후보끼리 합의에 대해서 국민의힘에서 오신 협상 대표분들이 인정을 안 한다”라며 “이건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래서 걱정이다.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TV조선이 공동으로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3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서울 유권자의 57.0%가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고 답했다. 반면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33.9%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9.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2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게 민심이다. 오세훈 후보냐, 안철수 후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선 야권이 이겨야 한다는 게 시민의 바람이다. 이런 시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야권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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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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