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윤석열 ‘왕따’ 전략은 0점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20 11: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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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은 ‘정권 교체’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지난 16일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고 보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엇비슷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1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53.2%로 ‘여당 후보 재당선’ 38.2% 응답보다 무려 15%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당층에서는 정권 교체 응답이 56.7%로 여당 후보 재당선(22.0%)보다 훨씬 우세했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7%, 더불어민주당이 36.2%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이 조사의 응답률은 1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야권이 확실하게 승기를 잡으려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뛰어넘어 무당층과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즉 집토끼만 가지고선 안 되니 산토끼까지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안방 격인 제1야당에 즉각 입당하지 않고 당 밖에서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는 연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면서, 그를 비빔밥의 ‘당근’에 비유하는 등 하찮은 존재로 취급하는가 하면 심지어 그를 ‘왕따’ 시키는 전략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이 대표는 YTN ‘뉴스Q’와의 인터뷰에서 “당 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라며 “지금 당근 정도가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비빔밥의 당근’에 비유하는 것으로 은근히 그를 깎아내린 셈이다.


    한마디로 ‘비빔밥’(경선)에 ‘당근’(윤석열)이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MBN 종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야권단일화가 돼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기에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를 위한 경쟁은 필요한 것이고 그 절차에 따라서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입당에 대해선 거리를 두었다.


    그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경선을 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당 밖이나 안에서 모두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및 당원들이 당내 대선주자 선거 캠프에서 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치졸한 방법을 동원했다.


    이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우리 당의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을 포함한 당원들은 자유롭게 당내 대선주자의 선거캠프에서 직책과 역할을 맡고 공표, 활동할 수 있다”라고 알린 것이다.


    이는 사실상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인 윤석열에 대한 당내인사들의 공개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을 에둘러 금지한 것으로 읽힌다. 한마디로 ‘왕따’ 시키란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영환 전 의원은 자진해서 윤석열 캠프에서 백의종군하고 있다. 그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당 대표로서 자당 소속 후보를 도우라는 말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이긴 하다.


    원칙적으로 볼 때 그의 발언은 맞다. 하지만 항상 ‘전략’을 입에 달고 살던 그가 왜 이번에는 ‘전략’을 생각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헌재 당내에는 최재형 홍준표를 제외하면 모두가 도토리 주자들뿐이다. 유승민 하태경은 지지율 1~2% 안팎을 오락가락하는 정도이고, 다른 주자들은 출마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정말 그들만 가지고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는가.


    설사 이준석 대표가 평소에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라고 말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그의 지원을 받아 국민의힘 후보가 되더라도 정권 교체는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


    윤석열 전 총장이 당 밖에서 외면확장을 하고, 나중에 국민의힘 경선 승자와 제 3지대에서 경선하는 게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준석의 ‘윤석열 왕따 전략’은 그가 빨리 입당하지 않는 데 대한 반감, 그에 따른 철부지의 심술로 보일 뿐이다. 물론 점수로도 ‘0점’이다.


    아무래도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최대 리스크는 ‘이준석 리스크’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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