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원금 ‘기적’의 의미는?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27 11: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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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은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2~13일 여론조사 한 결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응답은 40.4%, “정권교체”라는 응답은 51.1%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최근에 실시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응답이 50%를 넘어섰고, 이런 추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정권교체 열망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원금 모금에서도 잘 나타난다.


    후원금 모금 첫날, 하루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법정 한도액을 모두 채우고 모금을 종료하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출마한 경선후보자후원회는 25억 6545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이는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할 경우 선거비용제한액인 513억 900만원의 5%에 해당한다.


    그런데 ‘윤석열 후원회’는 후원금 모집 시작 하루 만인 26일 오후 8시 15분에 마지막 입금을 끝으로 총 25억 6545만원의 후원금을 모두 채웠다. 여야를 통틀어 후원금 모집 첫날 한도액을 채운 것은 윤 전 총장이 처음이다.


    이게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의 모금 상황과 비교해 보자.


    자신을 ‘꿩(윤석열) 잡는 매’라고 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어제 늦게 후원계좌를 개설하고 아직 24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2억 원을 넘는 후원금을 수천명의 지지자께서 후원해주셨다"라면서 "눈물이 왈칵 한다"고 밝혔다.


    후원금 2억 원에 눈물이 ‘왈칵’할 정도라면 윤석열의 25억 원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여권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비교해도 그렇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9일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후원금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금 모집 첫날 기준(10일 오후 6시) 9억854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으며, 이낙연 전 대표는 후원금 계좌 개설 첫날 8억1425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알렸다.


    그들보다 2배 이상, 거의 3배가량 빠른 속도다.


    통상 야권 주자들보다는 여권 주자들이 후원금 모금에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전 총장의 후원금 모금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액수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그렇다.


    전체 후원자 수는 2만1279명으로 이 중 2만 147명(94.7%)이 10만 원 이하 소액 후원자라고 한다. 코로나 19사태로 전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머니를 털어 후원금을 전달 한 것이다.


    이게 민심이다.


    사실 미국의 경우 신뢰하기 어려운 여론조사 지표보다도 후원금 모금을 더 중요한 민심의 척도로 평가한다. 실제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바이든에게 후원금이 몰렸고, 결국 그가 트럼프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기에 또 하나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윤석열 후원금의 기적은 그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이다.


    만일 그가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후원금을 모금했어도 이런 기적이 발생했을까?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정권교체에 대해선 국민이 아직은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즉 제1야당이 주도하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정권교체의 주체가 되기를 열망하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그 방식이 성공을 거두려면 국민의힘이라는 조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뿐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런 민의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 등을 결정할 때, 적어도 후원금을 낸 지지자들의 의사를 묻는 과정은 거칠 필요가 있다. 그가 제3지대에 남아 있어서 기꺼이 후원금을 낸 사람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런 지원자들이 다수일지도 모른다.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 없이 어느 날 ‘불쑥’ 독단적으로 입당을 선언하는 없기를 바란다. 그게 주머니를 털어 후원금을 낸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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