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든 최재형이든 쥐만 잘 잡아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14 12:01:18
    • 카카오톡 보내기

     
    주필 고하승



    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등 지지율이 미미한 다른 야권 주자들의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러다 보니 양측은 서로를 견제하는 신경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 전 원장 측 김영우 전 의원은 14일 “그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으로 쏠림 현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최재형 대세론’ 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자신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선발주자였던 만큼, (민심이) 오갈 곳 없던 상황이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을 띄우는 동시에 윤 전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은 것에 대해 “지지율을 갖고 단일화를 논하는 것은 구태 정치”라며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쟁을 할 때는 국민에게 검증을 철저히 받는다는 각오로 경쟁에 나서야 한다”며 “그런 과정 없이 단순히 지지율이 높다고 해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처음부터 꽃가마에 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로 치면 부전승을 노린다는 뜻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겠다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추구하기보다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며 “최 전 원장과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하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라고 답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이 야권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 발언은 사실상 최 전 원장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전 의원이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최 전 원장 역시 ‘단일화 가능성’ 질문에 “윤 전 총장께서 지금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신 분 중 한 분인데 그분과 협력 관계는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윤석열 대안론’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최근 “날 윤 전 총장의 대안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 내 이익이 되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오지 않았고 정치도 역시 그런 생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윤석열의 플랜B로 자신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은 행보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최 전 원장의 영입 인사 1호는 김영우 전 의원이다. 정치한다면서도 현실 정치인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 전 원장은 “내가 정치 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건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다”라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물론 김영우 전 의원은 “입당이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다”라며 “(입당한다고 해도)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지만, 최 전 원장의 입당은 시간문제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정치권 인사들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층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 후 김경율·서민·진중권 등 ‘조국흑서’ 공동 저자를 잇달아 만났다. 모두 진보 진영에서 활동하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 이후 현 정권 지지에서 이탈한 이른바 ‘탈문(脫文) 진보’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진보 성향 정치학계 원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나 ‘한국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개악’을 ‘개혁’이라 말하는 개혁꾼들, 독재·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된다”라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는 물론 중도층을 끌어안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이 ‘야권 기대주’로서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서로 경쟁을 하지만, 무능한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결국 협력하는 관계가 될 것이란 점이다. 어쩌면 보수를 대표하는 최재형 원장과 중도를 끌어안고 가는 윤 전 총장이 막판 후보 단일화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가 야권을 대표하는 최종 후보가 되든지 국민은 무능하고 타락한 ‘내로남불’ 정권을 심판해주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른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