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때인데 ‘고무신 선거’인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5-06 1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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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은 사람들을 표로만 봤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6일 2030 청년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 청년은 이같이 질타했다.


    ‘더민초’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쓴소리 경청’이란 이름으로 20대 청년들을 초청해 직접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박인규 씨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다더니 문자 폭탄에 의지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며 “방송인 김어준은 성역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뉴스공장 작가는 월 50만 원을 받는데, 작가가 쓴 원고를 읽기만 하는 김 씨는 회당 200만 원을 받는다”라면서 “공정과 진실에서 벗어난 보도가 이어지는데도 민주당은 언론 개혁만 강조한다. 언론 민주화가 아닌 민주당 언론 특혜법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20세인 곽지후 씨는 특히 고 박원순 전 시장 분향소를 설치했던 일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2차 가해가 실망스럽다. 분향소를 설치하기 전에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처럼 청년들은 왜 자신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렸는지 솔직담백하게 전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혜가 있는 세상이 만들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선 진솔하게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청년들의 목소리다. 특히 청년들을 표 찍는 기계로만 보지 말고,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청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할 생각은 않고,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 뿌릴 궁리만 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마치 1970~1980년대에 유행하던 이른바 ‘고무신 선거’가 연상돼 여간 쓸쓸한 게 아니다.


    당시 여당 후보들은 투표 전날 가가호호(家家戶戶) 고무신 같은 생필품을 돌리면서 매표(買票)행위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도 여권 대선 주자들의 입을 통해 그런 ‘고무신’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청년들의 표를 사기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00만 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3000만 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억 원을 흔들어 댔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광주대 강연에서 “국가와 사회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위해 사회적 상속 제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모든 신생아들이 사회초년생이 됐을 때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설계 중”이라며 '1억원 통장'을 들고 나왔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4일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식에서 “4년간 대학 다닌 것하고 4년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지 각자 원하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며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그러자 그의 경쟁자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다음 날 유튜브채벌 '이낙연TV'를 통해 의무복무를 한 남성들에 대해서는 위헌 판정이 난 군 가산점을 대신할 인센티브를 주자면서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천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며 '제대비 3000만원' 지급을 주장했다. 야당에서 ‘허경영을 초월하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마디로 돈으로 청년들의 표를 사겠다는 것 아닌가. 그로 인해 국가재정이 파탄 날 것이란 걱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닌가. 과연 이런 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청년들의 마음을 정책이나 비전이 아니라 돈으로 사로잡으려고 했다는 것은 그만큼 청년들의 의식을 낮게 보았다는 것으로 되레 그들의 분노를 자아낼 뿐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이나 새로운 당 지도부의 역할은 그런 게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내로남불’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아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내 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옹호하기보다는 김어준 씨처럼 편향적 방송을 일삼는 자에 대해선 단호하게 내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못하면 억만금을 뿌려도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고무신 선거가 횡행하던 당시 야당이 “고무신은 받더라도 표는 제대로 찍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지금의 청년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스스로 돈을 주면 신고할 것이고, 설사 합법적으로 돈을 살포하더라도 돈은 받지만, 표는 주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로서의 의식이 성숙한 우리 청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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