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동연, ‘제3지대’ 주인은 누구?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22 12: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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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한때 ‘제3지대’에서 활동할지도 모른다고 보았던 최재형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동안 ‘제3지대’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안철수도 일찌감치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선언하고 현재 양당 협상실무진이 논의 중이어서 사실상 입당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결국, 제3지대에는 윤석열과 김동연만 남게 된 셈이다.


    그러면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인 ‘제3지대’의 주인은 누가 될까?


    그 전에 먼저 ‘제3지대’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득권 정당인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동안 끊임없는 국민의 요구가 있었음에도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었다.


    사실 양당제 국가에서 양당을 배제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도가 기득권 양당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탓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막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일을 포기해선 안 된다. 어쩌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누가 제3지대를 확고하게 구축하느냐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비록 누군가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 양극단의 폐해 정치에 균열을 내고 협치 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그러면 그 새로운 세력의 중심인물은 누가 될까?


    현재 지지율로만 보자면 윤석열이 단연 압도적이다.


    그런데 그의 행보를 보면 답답하다. 실패한 안철수를 답습하고 있다.


    안철수는 한때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킬 만큼 전국을 강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민생중심의 중도실용 정치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극단적 보수 세력인 유승민 일파와 통합하는 등 보수와 중도를 오락가락하는 ‘스윙 행보’로 자멸하고 말았다.


    실제 안철수는 2016년 2월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을 얻어 3김 이래 가장 큰 교섭단체를 만들어 냈으나. 유승민 일파와 통합한 직후부터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1대 총선에서는 3석 초미니 정당의 대표로 전락하고 말았다.


    윤석열 역시 안철수처럼 ‘스윙행보’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산토끼를 잡기 위해 당밖에 머무는 것이라면, 산토끼를 잡는 일에 열중해야 하는데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급증으로 자꾸 국민의힘을 의식하고 거기에 눈길을 돌리다 보니 중도층이 그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제3지대, 그러니까 새로운 정치세력을 요구하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기존의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정치가 민생에 주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나중에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제1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그들도 기꺼이 동의하겠지만, 지금은 제1야당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이 제3지대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김동연은 ‘제3지대’라는 방향을 확실히 정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21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우리 사회와 경제 구조의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지난 20년간 이어온 사회와 경제 문제들이 지금의 정치 일정의 결과로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구도를 깨야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정권교체보다는 기득권 양당체제에 균열을 내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의식한 ‘스윙 행보’를 할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낮은 지지율이다.


    물론 아직 출마 선언 전이라 현재 지지율이 별 의미는 없겠지만, 출사표를 던진다고 해도 윤석열과 어깨를 나란히 정도로 지지율이 급등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동연 역시 제3지대의 주인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은 요원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윤석열이 김동연과 손을 잡고 제3지대 의지를 확고히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비록 존재감이 미미하긴 하지만, 여기에 안철수가 국민의힘 입당을 포기하고 가세한다면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들이 제3지대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 이후에 국민의힘 승자와 막판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정권교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정치세력이 만들어질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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