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도 ‘혜경궁 김씨’도 검증에 예외 없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7-12 13:49:27
    • 카카오톡 보내기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선후보의 배우자 검증 문제와 관련해 연일 '가급 적 검증은 후보자로 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가족에게도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했으며, 정세균 전 총리도 “가족과 측근에 대한 검증은 정권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직결된 문제”라고 했지만, 이 지사는 12일에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문제로 한정해서 무한 검증을 하는 것이 맞는다”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가 과거 ‘쥴리’란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여권의 집중 검증 공세를 받는 가운데 나온 이재명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의외다.


    마치 윤석열 전 총장을 두둔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가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에게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는데, 이건 (이 지사의) 무슨 오지랖이냐. 쥴리는 든든한 호위무사가 생겨서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가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혜경궁 김씨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윤 전 총장 아내 의혹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권 일각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넘어야 할 의혹이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혜경궁 김씨’ 문제가 가장 넘기 어려운 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이 지사는 형수 욕설, 친형 강제입원 등 가족과 관련한 도덕성 논란이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대의 리스크는 ‘혜경궁 김씨’ 논란에서 비롯된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 문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본 경선에서 대의원과 권리 당원, 일반 당원, 당원 외 선거인 의사를 모두 ‘1인 1표’ 방식으로 합산할 방침이다. 각각 50%씩 반영되는 예비경선과 달리 당원과 비(非)당원의 반영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 당원의 선택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 성향의 지지층이 승패를 좌우하는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감싸면서 자신의 부인과 관련된 ‘혜경궁 김씨’ 의혹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체 ‘혜경궁 김씨’ 사건이란 게 무엇이기에 이재명 지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이 지사의 경쟁 상대이던 전해철 의원을 비방하던 한 트위터 사용자와 이 지사의 부인이 동일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강성 당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 부인(김혜경)의 것으로 의심하며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은 일간지 1면에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때 이 지사는 '비문 연대'를 거론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극성 친문 지지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당시 7차례 민주당 경선 토론회는 문재인·이재명 후보 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에도 문 대통령을 겨냥 "신념이 부족한 정치인은 수시로 말이 바뀐다"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라고 했는데,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당에 호남을 내줬다는 것이다.


    그런 앙금이 ‘해경궁 김씨 사건으로 폭발했고,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털사이트에는 이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실시간 검색어가 등장하는 등 이재명 사퇴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 사건에 대해 "트위터 계정이 김 씨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여전히 친문 지지층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 이재명 지사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쥴리‘ 의혹에 방어막을 치는 것이라면 옳지 않다.


    출마자 본인의 검증 못지않게 향후 대통령의 가족이 될지도 모르는 출마자 가족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은 그것을 알 권리가 있다.


    따라서 ‘쥴리’건 ‘혜경궁 김씨’건 검증에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