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김은혜의 도전 신선하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5-20 13: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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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을 이틀 앞둔 20일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공식 출마 선언했으나 필자에겐 관심 밖이다.


    두 사람 모두 선거 때만 되면 얼굴을 들이대는 ‘출마 전문가’로서 신선할 게 없는 탓이다.


    그에 비하면 오히려 ‘초선’ 김은혜 의원의 도전이 신선하고도 당당하게 보인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은혜 의원은 20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에 대해 역선택 때문에 졌다고 말한다"라며 "본인 성찰보다 남 탓, 제도 탓을 하는 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달 5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페이스북에 100% 국민 여론조사로 진행된 경선 방식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이 사실상 우리 당 후보를 정하는 황당한 경선 룰"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역선택'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저희가 요구하는 시대상에 부합하는지 여쭙고 싶다. 변명으로는 대선 정국을 돌파할 수 없다"라며 "위기에 빠진 조직은 리더십, 콘텐츠, 인적자원의 한계를 동반한다. 이 3가지 문제가 동시에 극복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실패한 경험, 변명의 리더십을 갖고는 콘텐츠 혁신이나 인적자원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전과 역량을 갖고 해야 한다.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경험인지가 중요하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한 지 두 달 만에 전당대회에 나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거물급 인사를 향해 이처럼 당당하게 말하는 초선 의원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사실 나 전 의원의 등장은 너무 성급했다.


    불과 두 달 전에 서울시민들로부터 ‘무자격 판정’을 받은 사람이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자신은 물론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더구나 선거패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제도를 탓하는 건 정치지도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특히 같이 자유한국당을 이끌어온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재개 움직임에 대해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이미 정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 사람이 운 좋게 당 대표로 선출된다고 해도 그 당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더욱 가관이다.


    벌써 몇 번이나 총선에 출마했지만, 단 한 차례도 승리한 적이 없다. 지역구에서 이미 주민들로부터 ‘무자격 판정’을 받은 셈이다. 단지 방송에 잦은 출연으로 얼굴이 알려진 탓에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을 뿐, 그가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정치적 역량을 발휘한 적이 있었는가.
    더구나 그는 초선 의원들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유승민계가 그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날 유승민계 인사들이 운영하는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는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후보 단일화를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계 김웅과 이준석은 단일화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김은혜 의원은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당을 바꾸겠다고 나온 사람이 초장부터 단일화 얘기를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바람이 돌풍이 되도록 하는 것이 당과 나라 위해 어떤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끝까지 하려고 한다"고 ‘완주 의사’를 피력했다.


    적당히 타협해서 후보 단일화를 하고 슬며시 중도하차하는 구태 정치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은혜 의원이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인 현행 당 대표 경선 룰에 대해 "대표 선거는 당원의 축제가 돼야 한다"고 긍정 평가한 것 역시 바람직하다. 당헌·당규를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재보선에서 ‘무공천’ 당헌을 뒤집고 후보공천을 강행한 탓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이처럼 중진에게 당당하고, 초선의 이익만을 위한 ‘우리끼리 야합’을 거부하는 김은혜 의원의 신선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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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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