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제3지대’에 누가 함께 할까?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1-04-15 14: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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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공식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언론을 통해 정치 입문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앞에는 ‘보수 통합 당’으로 가느냐, 아니면 ‘제3지대’에서 독자정당을 만드느냐 하는 선택지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까지도 윤 전 총장이 제3 정당을 선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우리 당이 열린 플랫폼이 되어 야권 단일화를 해 더불어민주당과 대선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래서 국민의당과의 합당도 추진하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정치할 생각이 확고하다면 대선 구도와 전국 상황을 참작해 본인이 정치적으로 결단할 문제지만 제3지대가 성공한 적이 없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번에는 다르다고 하지만 지나고 보면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 선거를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통합을 위해 당원 의견 청취절차에 들어간 안철수 대표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기성 정당을 택하는 대신 제3지대에서 신당 창당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범야권 대통합이 꼭 필요하고 그래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소위 말하는 제3지대, 대선을 앞두고 급조한 떳다방 정당으로는 정권을 창출할 수 없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필자는 윤 전 총장이 당장 국민의힘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총장 재임 기간 내내 조국-추미애 라인과 갈등을 빚은 게 결국 국민의힘 합류를 위한 것이었다는 오해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탄핵’이라는 뛰어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단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윤 전 총장은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


    최근 언론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6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만나는 것을 두고 윤석열을 위한 ‘새판 깔아주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태섭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중도' 정당이 아닌, 양당을 대체할 수 있고, 윤석열 전 총장도 들어올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라고 말한 직후 김 위원장이 먼저 금태섭에게 회동을 요청한 것을 보면, 그런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과연 김종인과 손을 잡을 것인가 하는 점에선 의문부호가 남는다.


    김종인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느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지난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2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형이 확정됐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손을 잡는 순간 공정도, 정의의 가치도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을 “노욕(늙은 사람이 부리는 욕심)에 찬 정치기술자, 희대의 거간꾼(흥정을 붙이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도 김 전 위원장을 “범죄자 신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김종인 위원장과 같은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한솥밥을 먹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금태섭 전 의원과 손을 잡을지는 몰라도 윤 전 총장이 김 위원장과는 손을 잡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그룹들도 대체로 독자신당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어쩌면 안철수가 제1야당으로 들어가 위해 망가뜨린 제3정당을 윤석열이 되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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