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 맞은 어머니 등 희생자마다 안타까운 사연
[광주=정찬남 기자]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건물 붕괴 현장에서 사고발생 이틀째인 10일 시내버스 차체 견인 작업이 진행됐다.
119구조대가 중장비로 콘크리트 더미에서 끄집어낸 시내버스는 승객 보호를 위해 어지간한 외부 충격에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심하게 짓이겨진 참사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으로 잔해더미에서 나왔다.
이날 차량에는 동아리 후배들을 만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아들 생일에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하던 60대 어머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119대원들은 사망자가 대부분 버스 뒷좌석 쪽에 앉아있던 승객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상을 입은 운전기사와 나머지 승객 등 8명은 비교적 훼손이 덜한 버스 앞 좌석 쪽에서 구조됐다.
이들은 구조 초기에 전면부 차창 공간을 확보한 119대들에 의해 차례로 참사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모습을 기록한 인근 주행 차량의 블랙박스와 상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하자마자 통째로 쓰러진 철거건물 잔해 아래에 파묻힌다. 소방 당국은 차체 외부에서 발견된 매몰자가 1명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시내버스 차체는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향했다.
국과수는 시내버스 차체를 정밀 분석해 이번 참사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또 참사 이틀째인 이날 현장 거리의 행인과 공사 관계자 등 시내버스 탑승자를 제외한 매몰자가 있는지를 찾는 수색이 마무리되면 붕괴 원인을 규명하는 관계기관 합동 현장 감식도 진행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