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사건 자백 '이춘재' 정식 입건··· 용의자 ⟶ 피의자 전환

    사건/사고 / 임종인 기자 / 2019-10-15 16: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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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임종인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피의자로 정식 입건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브리핑을 열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경찰의 책무라고 판단해 입건을 결정했다"며 "화성사건은 가장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이자 전 국민의 공분의 대상이 된 사건이어서 공소시효가 완성됐더라도 끝까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조계 인사 등 외부자문위원의 자문을 받아 이씨를 화성사건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씨는 자백한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강간미수 등의 범죄 가운데 자신의 DNA가 검출된 화성사건의 3, 4, 5, 7, 9차 사건의 강간살인 혐의로만 입건됐다.

    경찰은 추가로 이 씨의 DNA가 나오거나 당시 자료 등을 토대로 한 수사로 이씨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되는 사건이 드러나면 추가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씨가 저지른 모든 범죄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번 입건이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씨의 현재 모습을 비롯한 신상공개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거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또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나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공개 부분은 이 사건 수사가 마무리된 뒤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그동안 10건의 화성사건 외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씨가 저지른 나머지 4건의 살인사건도 공개됐다.

    4건의 사건은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과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이씨는 자백할 때 형사와 프로파일러들에게 일부 그림을 그려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으로 화성사건을 비롯, 이씨가 자백한 살인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분석 결과와 과거 수사자료 등을 토대로 이씨의 혐의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화성사건의 10차 사건 증거물에서는 이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1차와 6차 사건의 경우 남아있는 증거물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DNA가 나오지 않은 증거물에 대해서는 다시 분석을 의뢰해 감정 중이고, 증거물이 남아있지 않은 사건들은 혹시 어딘가에 남아있을지 몰라서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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