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 차관 부적절한 발언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최근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10.15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에 대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2일 이재명 정부 인사들이 ‘갭투자’로 막대한 부를 쌓고 중산층과 서민,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부동산정책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은 장 대표는 이날 특위 첫 회의를 열고 “여당은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정작 자신들은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의 사다리를 밟아 부를 축적하고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에게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며 윽박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 차관의 유튜브 발언에 대해 “국민은 정말 열불나는 유체이탈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차관은 56억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자산가이자, 배우자 명의로 33억원대 아파트까지 갖고 있다”며 “자신은 수십억 자산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리면서 국민에겐 전ㆍ월세 난민으로 돌아가라, 외곽에서 3시간 출ㆍ퇴근하면서 살라고 강요하고 있다”고도 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발언을 사과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 최고위원은 “공직자, 특히 국토부 차관 같은 고위공직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여당은 더욱 겸허히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을 바로 세워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최고위원이 이 차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며 “당은 부동산 같은 경제 정책에 대해선 대통령과 정부를 뒷받침하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본질이 아닌 내용으로 공세를 받을 수 있는 언행 등에 대해 각별히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차관이 배우자 명의로 분당에 수십억 원대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전용 117㎡)를 소유하고 있으며, 해당 주택의 시세는 33억5000만원 수준이다.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 등에 따르면 이 차관의 배우자는 작년 7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이 아파트에 대해 14억8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이 채무로 신고돼 있다. 이 차관 명의인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아파트는 올 6월에 매도했다.
일각에서는 분당 아파트를 전세보증금을 끼고 구입한 것 아니냐며 갭투자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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