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전두환 공과 공존' 이재명 발언에 대한 평가 엇갈려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1-12-13 1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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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긍정적, 역사 균형 있게 봐야”...심상정 “국민의힘 후보냐”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도 공과가 공존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한 진보진영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3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를 균형되게 봐야 하지 않냐"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냐"며 "가령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대구·경북에서의 평가가 다르듯이, 대구·경북에서 전두환·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일반 국민 평가와 다르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 뿐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가 역사적 평가에 대한,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각 지역마다 너무 불균형하고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냐"며 "이런 부분은 사실 어느 정도 공과 과를 올바르게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이번 이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옹호 발언을 내놓은 당시 민주당이 공세에 나섰다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윤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을 치하한 발언하고는 (이 후보의 발언이) 결이 다르다"며 "지금까지 윤 후보가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한 적이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가 대구·경북에 가서 박정희, 전두환에 대한 나름의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에 대한 국민적 판단과, 윤 후보가 전두환씨에 대한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다를 거라고 본다. 국민 몫으로 남겨두자"고 했다.


    하지만 범여권의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언급한 이재명 후보를 맹비난했다.


    심 후보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이 후보가 경북의 한 전적기념관에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며 전두환을 경제 잘한 대통령으로 재평가했다”면서 “문재인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보면 전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 후보자들이 우리 국민이 피눈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마저 매표를 위해 내팽개치는 이런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치를 떠는 내란범죄자, 일말의 반성도 없이 떠난 학살자의 공과를 굳이 재평가하려는 것은 선거 전략일 수도 없다. 그저 권위주의 시대, 전두환의 시대를 로망하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잠재의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전두환의 시대’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책임자들에게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극흑서’ 공동저자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을 찬양하는 민주당 후보가 상상이 가능한 일인가"라며 "그 당(민주당)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하면 나쁜 전두환 찬양, 이재명이 하면 좋은 전두환 찬양인가"라며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니 그들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한심한 일"이라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옹호 논란을 초래했던 당시 윤 후보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던 민주당이 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논란에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전두환 전 대통령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게 성과"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이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그 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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