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들이 ‘탈당’ 등을 시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허은아 의원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 전 대표와 함께 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사진으로 힘을 싣는 모양새다.
허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으로”라면서 해당 사진을 올렸다.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그것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발언을 인용한 글을 적었고,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만나서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고 공감대를 보였다.
다만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준석 신당이나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 신당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중 “국민의힘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준석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10일 KBC 광주방송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확립이 안 된 상황에서 (합류 여부를)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이준석 전 대표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지만 신당 지지율은 허상"이라며 "국민이 양당을 싫어하는 그 반감이 지지율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정확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현역 중 신당을 함께 할 사람이 있겠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준석 신당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2월이후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 비명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실제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일 CBS라디오에서 “지금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이재명) 대표에게 쓴소리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 그런 분위기가 지금 꽉 차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지난 8일 같은 방송사에 출연해 “‘내가 알던 민주당, 또 내가 기대하는 민주당, 또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으로 간다. 이건 아니다.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분들이 끝까지 이재명 대표가 안 바뀌면 정치를 그만두든지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정치 하든지 둘 중에 하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제 11월, 12월 마지막 판단을 해볼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가 ‘그냥 독주하겠다’ 그러면 각자 판단해야 된다”며 “그냥 각개 약진해서 공천 앞으로 갈지, 아니면 정치를 그만둘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할지 그게 다 열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비명계가 이 대표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이에 친명계가 반발하는 등 계파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도 관심사다.
앞서 이 대표는 스스로를 인재영입위원장에 셀프임명 하는 등 총선 공천권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공정성을 우려하는 비명계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모든 권력을 다 거머쥐고 있어 사당화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 대표가 먼저 험지출마를 결정해야 하고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가장 좋은 곳에서 또 다시 출마하겠다고 하면 비명계 3선 의원들 어디 다른 데로 가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예전에 총재 시절 비례대표를 받더라도 이길까 말까한 15번을 받아 지지율을 조금만 덜 받아도 떨어질 만한 곳을 받았는데 이 대표는 그런 결단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면서 "항상 도망가고 최고의 좋은 곳, 말하자면 따뜻한 아랫목을 찾아가는 사람이면 당의 통합을 얘기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 뿐 아니라 공천 과정에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려면 친명계도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지만 친명계는 이를 일축하는 분위기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9일 SBS라디오에서 "대개 험지출마라는 것은 사실 정치를 그만두라는 소리"라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도 실질적으로 험지출마라는 결과는 못 만들어낼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것보다도 용퇴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직한 말이지,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종로·분당 등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대표로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어떠한 선택도 한다고 하셨으니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바람직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당사자 격인 이 대표는 무대응 상태에서 최근 인천시와 민주당 인천시당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계양구 현안에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양구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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