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명심’ 실린 추미애 비판에 우원식 당선 이변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4-05-16 1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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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진 “윤 대통령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선전포고”
    고민정 “李와 연관성 부각…서로에 마이너스 전략”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차기 국회의장 선출을 앞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이른바 ‘명심(이재명 의중)’을 등에 업은 추미애 민주당 당선인의 당선 가능성을 우려하자 우원식 후보가 당선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이 후보를 내는 게 관례로, 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민의힘 권영진(대구 달서병) 당선인은 이날 오전 "정치적 중립 위치에 서야 할 국가 권력 서열 2위인 국회의장마저 국회와 당을 장악한 야당의 대표가 자신의 입맛대로 임명하려 하고 있다"며 "추미애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권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추미애 의원은 '이 대표와 미리미리 여러 차례 깊이 얘기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이 대표가 '잘 좀 해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자랑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친명 의원들이 줄사퇴하면서 추 의원 손을 들어주는 수수께끼 답은 결국 명심이었다"며 "아무리 여의도 대통령이라지만 힘자랑이 너무 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무기명 투표로 선출한다는 국회법을 무용지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회의원들을 자신의 정치적 포석을 위한 바둑돌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추 의원이 어떤 사람인가. 문재인 정권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을 찍어내려고 온갖 무리수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나라 근본을 뒤흔들었던 장본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추미애 국회의장 조합이 현실이 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민주당의 입법 폭주, 대통령의 거부권이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협치는 실종되고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론을 분열하고 정치를 공멸로 몰고 갈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를 당장 거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온도차는 있지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 경선에 앞서 후보자 사퇴와 단일화 등으로 ‘명심 교통정리’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이 늦어 기정사실화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고 의원은 “(명심 논란이)아니라면, 명확하게 아니라고 그냥 짧게 기자들에게 통보하면 될 일이었는데, 그게 없었기 때문에 계속 일파만파, 기정사실화됐던 것"이라며 "지금의 대응은 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는 (추미애ㆍ우원식)두 분 (경선 후보)가 마이너스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면서 “그전에는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리스크가 분산이 돼서 다른 사람 탓을 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려서 리스크를 관리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명심)교통정리가 이재명 대표 연임이 전제가 된 것'이라는 지적에는 “연임 문제는 100% 대표 의지에 달렸고, 어떤 발언을 할지가 중요한 것이어서 추측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이재명 대표 지도부 체제가 개혁성이 약해 더 개혁적인 추미애 국회의장을 탄생시킨다는 게 앞뒤가 잘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선출될 경우 개혁 법안 처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서도 “결국 개혁 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건 의원들이 하는 거라서 이게 이상하다”고 의구심을 보이면서 “의원들은 뭐가 되는 건가. 저희는 있으나 마나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민심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작용, 결국 우원식 의원이 명심을 등에 업은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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