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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한 대에 수억 원씩 하는 마이바흐나 벤틀리를 타는 사람들이 집에 중형차 한 대, 경차 한 대, 용달차 한 대, 오토바이 한 대 있는 사람을 향해 “저 사람은 차가 4대씩이나 있다”라고 공격하면 그 사람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내로남불’ ‘반(反)시장’ 정책이라며 공세를 퍼붓자 더불어민주당이 장 대표를 겨냥 ‘아파트만 4채를 보유한 부동산 싹쓸이 특별위원장’이라고 맹공을 퍼부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장동혁 대표와 부인 등 일가의 부동산 재산 현황을 보면 답은 명확하다. 서울 구로·영등포에서 경기도, 경남, 대전, 충남 보령까지 전국을 색칠하듯 부동산을 쓸어 담았다”라고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가족은 아파트만 4채이고 오피스텔, 단독주택, 토지까지 부동산 종합세트를 가졌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말만 들으면 장 대표가 엄청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장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지적하는 아파트 4채는 가격이 6억 6000만 원 정도이며 나머지 것을 다 합쳐도 8억 50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지적처럼 서울 구로·영등포에서 경기도, 경남, 대전, 충남 보령까지 전국을 색칠하듯 부동산을 쓸어 담았다는데 고작 8억 5000만 원이라면 이걸 투기라고 할 수 있을까?
2025년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한 채의 평균가는 13억 8289만 원이다. 장 대표의 모든 부동산 가격을 합해도 서울 아파트 한 채 평균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그 내용을 보면 용도가 분명하다.
장 대표는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지역구인 충남 보령 아파트, 노모가 거주 중인 보령 단독주택, 국회 앞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별세한 장인에게 상속받은 경기도 안양 아파트 지분의 10분의 1, 경남 진주 아파트 지분 5분의 1도 각각 갖고 있다.
장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같이 부동산 6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장모의 생활비 충당을 위해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보유한 안양 아파트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실거주용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투기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
장동혁 대표가 “민주당이 비판한다면 제가 가진 주택과 토지까지 모두 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가진 장미아파트나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와 바꿀 용의가 있다”라며 “등기 비용과 세금까지 제가 다 부담하겠다. 제 제안에 이 대통령은 답을 달라”라고 한 것은 그런 연유다.
오죽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3자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민주당의 장동혁 대표 비판은 뜬금포인 게 마이바흐 타고 벤틀리 타는 사람들이 집에 중형차 한 대, 경차 한 대, 용달 한 대, 오토바이 한 대 있는 사람한테 차가 4대라고 공격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을까?
이란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10·15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라며 여당을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이제 와 열매 내놓으라고 할 자격이 민주당에 있냐”고 지적했다.
맞다. 오 시장의 지적처럼 주택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 대책에 공급 시그널이 없다는 데 있다. 유일한 공급 대책이었던 9·7 대책마저 구체성이 떨어지니,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공급에 대한 기대는 꺾였다. 그런데 여당은 생뚱맞게 오세훈 탓만 하며,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뜬금포 같은 ‘장동혁 아파트 4채’라는 황당한 공격이 나온 것이다.
지금 이재명 정권에게 필요한 것은 오세훈-장동혁을 향한 공세가 아니라 10.15 부동산 대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일이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한 오 시장으로 인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상황에 10·15 대책으로 찬물을 끼얹어버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10·15 대책을 철회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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