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되면 ‘옥중공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8-13 11:33:01
    • 카카오톡 보내기

     
    주필 고하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이재명은 제2의 DJ’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에는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일 정기국회 중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야 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민주당도 비록 “정당한 영장 청구 때만”이라는 이상한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적극적인 자기 구명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즉 체포동의안 가결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재명 측근들 사이에선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에 역공을 가할 수 있고, 설령 이 대표가 구속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총선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한다.


    만약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무리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건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구속되어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무슨 말인가?


    한마디로 구속돼도 당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어서, 이 대표가 옥중공천을 하는 등 옥중에서 총선을 지휘하면 '정치 탄압'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그로 인해 이른바 ‘개딸’ 등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탄압받을수록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실제로 이 대표 주위에서도 그에게 '김대중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김대중 납치사건 50주년 토론회'에서 이 대표가 "검찰 독재정권의 폭주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 위협받고 있다"라며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불의에 굴하지 않는 대통령님의 '인동초' 정신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겠다"라고 말한 것은 그런 그림을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그는 구속되더라도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옥중공천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이재명은 제2의 DJ’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망상에 불과하다.


    DJ 때와는 달리 지금은 이재명 대표 리더십 자체가 비판받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돈 봉투', '김남국 코인' 사건에 이어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구속에도 흔들리지 않던 단단한 DJ의 리더십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다.


    더구나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성남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당 대표 취임 후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조사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도 조만간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이후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백현동 사건과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을 몰랐다’라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도 했다.


    뭐 하나 가벼운 사건이 없다. 사실이라면 모두 엄중한 처벌이 요구되는 사건들이다. 이처럼 법적 하자투성이인 이재명 대표가 DJ와 같은 탄압받는 정치인 이미지를 만들어 ‘옥중공천’을 꿈꾸고 있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재명 대표가 감히 ‘제2의 DJ’를 꿈꾼다는 점이다. 어쩌면 DJ를 정신적 지지루 여기는 호남인들이 들고 일어설지도 모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