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저격수’ 이준석-유승민의 운명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7-19 1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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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이권·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혈세로 이권 카르텔의 배를 불리는 정치적 보조금, 끼리끼리 나눠 먹는 보조금 등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지극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이념 편향 단체 ‘정치 보조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7개 광역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2년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지급 내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는 구호를 들고나온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3돌 평화통일 시국대회’에 참여한 비영리 민간단체 141곳 중 66곳이 광역지자체 보조금을 받았다.


    이들 단체가 5년간 받은 보조금 총액은 55억2314만 원으로 공익활동 지원 목적으로 지원되는 지자체 예산이 결과적으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단체들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지방보조금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집행되는 혈세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잘못 집행되는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런 재원으로 차라리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합당하다.


    그런데 야당도 아닌 여당 인사들이 이상하게 대통령의 말꼬투리를 잡고 핏대를 올리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첨부하며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 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라며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이 첫 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히 액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보조금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불명확한데 그것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두 번째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쯤 되면 너무 똑똑해서 대통령의 뜻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것인지, 아니면 너무 멍청해서 초등학생 수준의 해석을 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 당장 보조금을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이번 수해 복구 재정에 투입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초등학생 수준만도 못한 것이다.


    보조금 폐지는 절차도 있고 시간도 걸리는 일이라는 건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따라서 그 재원으로는 당장 수해 복구 재정으로 투입할 수 없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이 대단한 오류라도 발견한 양 떠벌리는 건, 다분히 악의적이다.


    유승민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염치가 있다면 수많은 생명을 잃은 이(폭우) 참사에 또 카르텔을 들먹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과에 너무나 인색하고 남 탓만 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가관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마치 윤 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정치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오죽하면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수행 실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이 이들을 겨냥해 “'나라를 걱정하고 당을 걱정해 쓴소리를 낸다'고 하지만 쓴소리하고 비판은 엄격히 다르다”라며 “어제의 적군이 오늘 아군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아군이 내일 적군이 될 수 있다”라고 했겠는가.


    한마디로 이들이 쓴소리가 아닌 비판을 쏟아낸다면 아군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배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준석과 유승민은 같은 당 소속 대통령을 흔들거나 당 대표를 흔들어대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이다. 그로 인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추락하거나 정당 지지율을 갉아먹는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방식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대가는 가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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