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투기 의혹은 ‘가짜뉴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2-19 11: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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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르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여론조사 상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후보에 대한 집중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의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의혹'까지 재등장했다.


    3800만 원 주고 산 땅에 1800배의 엄청난 시세차익이 생겼다는 거다.


    이런 의혹은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명백한 ‘가짜뉴스’다.


    그러면 누가 이런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인가.


    황교안 후보가 먼저 가짜뉴스를 터뜨렸고 이에 안철수 후보가 가세했다.


    황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는 지금 울산 역세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만약 당 대표가 되면 우리도 민주당처럼 된다"고 지적했다. 그때 한 번으로 그친 것이 아니다. 그는 15일에 열린 방송토론회에서도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휘어지게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3800만원 주고 산 땅에 엄청난 시세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당시 김 후보는 17대 한나라당 울산 국회의원,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간사였다. 제1정책조정위원장과 원내부대표를 지냈다"라며 "김 후보가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있다. 또 권력을 가졌을 때 그런 일을 했다고 비난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가 이래서는 야당과 싸워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도 가세했다. 안 후보는 그다음 날인 16일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황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라며 "김 후보는 1800배 차익에 대해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 오히려 공격받고 필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으로 가관이다.


    이는 마치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떠벌리던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의혹 제기만큼이나 터무니없다.


    김 후보가 KTX 울산역 인근 맹지를 사들인 것은 사실이고, 곧 해당 토지 쪽으로 길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 생겨날 도로의 형태가 김 후보 땅 밑을 지나가는 '터널'이 될 가능성이 큰 데다가, 인근엔 댐까지 있어 땅값이 폭등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오히려 인근 땅 중에는 공시지가가 떨어진 곳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김 후보는 25년 전인 1998년 2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내 산지 약 3만5000평(약 11만5000㎡)을 교회 지인으로부터 매입했다. 당시 공시지가는 필지별로 267원~432원 수준이었다. 김 후보가 은퇴 후 과수원을 하기 위해 사들였다고 한다.


    이후 2010년쯤 해당 토지로부터 약 1.5km 떨어진 곳에 KTX 울산역이 생기면서 '투기 의혹'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땅을 사들일 시점에 김 후보가 울산시 고문변호사로 재직 중이었고, 이후엔 국회의원에 두 번 연속 당선되는 등 울산역 위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거나 위치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해당 연결도로에 대한 설계 착수는 최근에야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내년 초에나 설계 작업이 끝날 예정이라니 노선도, 만들어질 도로의 형태도 모두가 미정인 셈이다.


    설사 김 후보 토지 인근에 KTX 울산역이 만들어지더라도 김 후보 땅이 있는 산지는 터널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땅 아래 터널이 만들어지면 오히려 땅의 값어치는 하락한다는 게 상식이다. 접근성이 더 떨어지는 탓이다. 실제 정부에서 발표한 김 후보 땅 인근에 있는 김 후보 땅과 유사한 맹지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최근 제곱미터당 1200원에서 111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김 후보 땅의 현재 공시지가는 필지별로 1220~2270원이다.


    특히 해당 산지 인근에는 대암댐도 있어서 추후 개발이 될 가능성이 적은 곳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1800배의 엄청난 시세차익’을 주장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명백한 ‘가짜뉴스’다. 검증은 필요하지만 이런 가짜뉴스로 경쟁자를 깎아내리려 한 황교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김기현 후보와 당원들에게 사과하라. 잘못을 알고도 사과하지 않는 정치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한 사람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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