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거칠마토성서 '고대성역 소도' 발굴

    호남권 / 정찬남 기자 / 2024-06-23 11: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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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설명회 개최… 마한 소도의 발전된 형태 추정
    둘레 385m·면적 6000㎡… 정상부에 방형 제단
    [해남=정찬남 기자] 전남 해남군 북일면 거칠마토성 시발굴조사 중 마한시대 고대 제사의례 공간인 ‘소도(蘇塗)’의 발전된 형태가 발굴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 2023년 국가유산청 역사문화권 중요 발굴유적 공모에 선정돼 (재)마한문화연구원, 동신대학교 영산강문화센터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시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시발굴조사 현장공개설명회가 열렸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기원후 3세기대)에 따르면 마한의 문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별읍(別邑)인 소도의 존재이다.

    일종의 신성불가침 지역으로, 죄인이라도 도망해 숨으면 잡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소도에 대해서는 '입대목현령고사신' 기록이 남아있는데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걸어 신령을 모시는 풍습인 입대목(立大木) 제사의례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유적은 거칠매산 정상부를 감싸며 담처럼 토루를 쌓아 성역을 구분했으며, 전체 둘레가 385m, 면적은 약 6000여㎡에 이른다.

    거칠매산 정상부에는 방형 제단(장축길이 28mㆍ단축길이 24m)이 확인됐다.

    제단 인근에서는 3개의 출입시설(문지 및 계단)과 입대목을 세우는 대형 기둥 구멍(지름 110㎝ㆍ깊이 90㎝), 지하수가 용출되지 않은 대형 점토집수지(길이 8mㆍ깊이 2.9m) 등이 발굴됐다.

    거칠마토성은 고대 해양항로를 관장하며 해양제사를 지내던 세력의 제사의례공간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제사유적 사례 중 최대 규모의 특수 성역공간으로 ‘삼국지’ 위서 동이전 등에 기록된 마한의 ‘소도(蘇途)’와 유사하며 기원후 5~6세기대 유적의 추정연대를 감안하면 ‘소도’의 발전된 형태로 판단된다.

    군은 일반인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공개설명회와 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굴조사 후 군청 군민광장에서 유물 속보전의 형태로 특별전을 개최하는 등 발굴 성과를 군민과 함께 공유하고 역사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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