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선후보 가능성 “0%”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5-02-16 11: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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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책을 한 권 쓰고 있다”라며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에서 등판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변론이 종결되면 2월 말쯤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는데 활동 재개의 방식을 책 출간으로 정한 것이다. 한동훈 측에선 김종인·조갑제·유인태 등 여아를 가리지 않고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 총괄실장을 역임한 신용한 서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은 “0%”라고 단언했다.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의 대주주 격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당심을 등에 업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가장 본선 경쟁력이 있는 대권 주자로 평가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진보층과 야당 지지자 등의 ‘역선택’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 자리는 일찌감치 ‘원조 배신자’로 지목받는 유승민 전 의원이 자리하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탄핵이 인용된다면 당내에선 점차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고, 그러면 나중에는 한 전 대표에게도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탄핵이 인용됐는데도 무수히 많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건재하다면, 국민이 과연 그런 상황을 용납하겠는가.


    보수가 결집하고 중도층이 가세해 윤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폭발할 것이고, 그 비난은 자당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한동훈 대표가 오롯이 감당해야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것도 정상적인 경우라면 여론조사 반영비율이 높은 1차, 2차 경선을 치르고 마지막에 당심과 민심이 5대5가 반영되는 3차 경선을 치르겠지만, 조기 대선은 3주 이내에 경선을 마쳐야 한다. 그러니까 당헌당규에 따라 5:5 룰만 적용하는 원샷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한동훈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그대로 아웃이다.


    계엄을 저지하는 데 동참한 것까지는 당원들도 이해한다. 어차피 여당이 가세하지 않더라도 야당, 그것도 민주당 단독으로도 얼마든지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계엄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해도 여당 대표가 여당 1호 당원인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것에 대해선 당원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온갖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사실상 꽃길을 깔아주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한동훈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홍준표 대구시장보다도 더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그런 연유다.


    정치평론가 공희준 씨는 “한동훈의 가장 큰 지역적 기반은 서울·수도권”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PK를 TK와 분리해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영남 보수필패론’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한동훈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수도권’이라는 지역적 기반은 한동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세훈 시장에게도 있다.


    오히려 4선 서울시장이라는 점에서 오세훈의 서울 지역 기반은 한동훈보다도 훨씬 뿌리가 깊다.


    설사 당원들이 ‘영남 보수필패론’에 동의해 김문수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더라도 그 과실은 한동훈이 아니라 오세훈 시장에게 돌아갈 것이 명백하다. 한동훈의 등판은 어차피 정해진 것이겠지만 결코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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