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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도 많이 받는다. 김장연대라고 하니까 누가 배추냐, 그러니까 주역이 누구냐. 김기현·장제원 두 분도 고민할 점이 있는 것 같다.“
이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이다.
조 의원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의원이 당권 주자인데 많은 사람이 장 의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당 대표 후보가 누구에게 가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에게는 이 같은 지적이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지율 5% 안팎에 불과했던 김기현 의원에게 이른바 ‘장심(張心, 장제원 마음)’이 실리면서 그 ‘장심’이 ‘윤심(尹心, 윤석열 마음)’으로 둔갑하고, 그로 인해 지지율이 치솟았다.
그러다 보니 김기현 의원이 당권 주자인지 장제원 의원이 당권 주자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당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장제원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어 사실상 ‘상왕(上王)’ 노릇을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조수진 의원이 ‘누가 배추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 것은 이런 연유다.
이건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그리 좋은 조합은 아니다.
가뜩이나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정한 것을 두고 ‘윤심’이 배후에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장연대’로 노골적인 윤심팔이에 나선다면, 당심이 흔들릴 수 있는 까닭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당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자면 ‘제2의 이준석’이나 ‘제2의 유승민’과 같은 분열의 당 대표가 선출되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꼭두각시 같은 ‘윤심팔이’ 당 대표가 선출되어서도 안 된다.
특히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도권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당권 주자들은 현재 열세인 수도권에서 승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분명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윤상현 의원이 제안하고 안철수 의원이 동의를 표한 ‘수도권 차출론’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당원들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김장연대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영남권 연대라는 비판이 나오는데에도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발끈하기만 할 뿐, 수도권 필승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영남권 출신인데 당 대표와 사무총장마저 영남권에서 싹쓸이한다면, 대체 다른 지역,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나 접전 열세 지역인 수도권에선 어떻게 선거를 치르라는 말인가.
이건 답이 아니다.
김기현 의원은 최소한 당 대표가 되면 사무총장 등 주요직책은 장제원 의원이 아니라 수도권 인사에게 맡기겠다는 선언이라도 해야 한다. 특히 지명직 최고위원은 수도권과 호남권 등 열세 지역 인사를 지명하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
이른바 수도권 연대라는 ‘안윤(안철수-윤상현)연대’의 당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약속을 해야만 당원들이 그 약속을 믿고 표를 몰아줄 것 아니겠는가.
지금이라도 장제원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한발 뒤로 물러나야 한다. 사무총장 등 어떤 주요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선언도 필요하다. 그래야 당원들도 그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겠는가.
정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공천권을 휘두르는 사무총장직에 대한 개인의 욕심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라. 김장연대의 배추는 김기현 의원이고 자신은 양념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뒤로 물러나 있으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수도권에서 승리하는 쪽이 총선에서 이긴다. 따라서 ‘김장연대’는 영남권 연대를 하더라도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없다면 이제 김장철도 지난 만큼, ‘김장연대’의 해체를 선언해야만 한다.
더구나 누가 배추인지. 누가 당권 주자인지 당원들이 헷갈릴 정도라면 ‘김장연대’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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