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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제1야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사 처음이다.
이 대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줘 김만배 씨 등 민간사업자들이 7886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이익을 공공의 몫으로 환수하지 않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적용됐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배임 액수를 약 4895억원대라고 기재했다.
여기에 이 대표는 2015~2018년 두산건설[투자정보/종목채팅],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에 인허가 관련한 이익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3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지닌 현직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법원이 곧바로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국회법은 회기 중 현직 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면 과정이 좀 복잡하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한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고, 검찰은 대검찰청을 거쳐 법무부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법무부는 내부 결재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고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한다.
국회는 체포 동의 요청을 받은 후 처음 개회하는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을 보고해야 한다. 국회는 체포동의안 보고 후 24시간~72시간 사이에 표결해야 한다. 만약 72시간을 넘기면 국회는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을 부쳐 표결해야 한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국회가 부결시킬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구속영장은 사실상 효력을 잃는 셈이다.
사실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국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왜냐하면,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현재 민주당 의석수는 무려 169석으로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115석의 국민의힘은 물론 6석의 정의당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상황이라 민주당에서 28명의 이탈표가 나오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도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당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에 "그건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당내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당론 채택 여부와 관련 “현재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부결로 뜻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부결 당론’ 채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진 데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라며 "견결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검사독재 정권이라는 것을 증명, 자인하는 과정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마도 이를 빌미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끌어내려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 정당’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게 과연 민주당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4개 여론조사업체 공동조사에서 '이재명 리스크'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며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공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26%, 정의당 6% 순이었다. ‘태도유보’(없다+모름/무응답)는 28%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보다 3%p 상승했고, 민주당 지지도는 3%p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이 조사의 응답률은 21.4%,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부결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민주당은 이 대표와 동반침몰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민주당 의원들의 양심에 근거한 소신 투표가 필요한 이유다. 민주당의 명운은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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