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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내일 바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신평)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로 이어지고 국민의힘도 중도 확장에 실패하면 총선에서 '제3당'이 나올 수 있다.”(하태경)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와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이 21일 각기 다른 방송에서 이처럼 총선 전 정계개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새삼스러운 전망이 아니다.
이미 여의도 정가에선 정계개편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다. 시기도 구체적으로 ‘내년 총선 전’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신평 변호사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지금 야권도 상당히 취약하고 여권도 취약하다. 야권은 잘 아시다시피 이재명 당 대표계와 그 나머지 야당 연대로 가는데 이미 감정의 계곡이 생겨 버렸다. 여권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유승민계가 지금까지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대통령을 향해서 끊임없는 저주의 말을 퍼부어 왔다. 이런 세력들이 과연 국민의힘 내부에서 상호 일치의 최소한의 정파적 이익을 같이하는 집단으로 볼 수가 있겠는가. 그런 면에서 여권도 분열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야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야권에서는 이른바 친명계와 비명계가, 여권에선 윤석열계와 이준석계-유승민계가 갈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신 변호사의 전망에 필자 역시 동의한다.
우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놓고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체포동의안은 24일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진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이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기일이 정해진다. 부결 시에는 영장은 심문 없이 기각된다.
현재 민주당이 169석으로 의석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터라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온다면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탈표를 막기 위한 당내 여론 단속에 돌입한 모양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6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전국지역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당내 여론을 다잡았다. 이 대표는 지역위원장들에게 20쪽 분량의 친전을 통해 영장 청구의 부당함 등 본인의 사법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후 이 대표는 의원들에게 해당 친전과 본인의 영장청구사유서 전문을 텔레그램을 통해 보내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이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현저하게 낮게 나온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도 더 성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위기감 때문에 비명계가 주도적으로 당을 깨고 나와 제3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이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두 당 다 보기 싫다, 꼴 보기 싫다(는 분들이 많아지면), 아마 총선 가면 제3당 나올 것"이라며 "(소속 구성원은) 민주당이 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이런 연유다.
그렇게 되면 여권에서도 공천에 불안을 느낀 유승민-이준석계가 뛰쳐나가 그들과 손잡을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왜냐하면, 어차피 그들은 윤석열 대통령과는 함께할 수 없는 길을 걸어왔고, 그것이 그들의 생존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자 대결 구도가 아니라 제3당이 가세한 3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그리 나쁜 그림은 아니다.
양당제로 인해 국민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제3당이 국민 갈등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는 역할을 해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유승민-이준석계가 당권을 장악하지 못하면 그런 제3당마저 깨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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