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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송영길 전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리는 형국이다.
속속 공개되는 녹취록을 보면, 민주당 인사들이 흔히 쓰는 수법인 ‘정치탄압’이니, ‘기획 수사’니 하는 말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송영길 전 대표는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지만, 검찰은 이미 그가 불법자금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송영길 전 대표는 물론 돈 봉투 의혹을 둘러싼 핵심관계자들에 대한 출당론까지 분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동보조를 맞추던 정의당과 민주당 비례용 위성 정당이었던 시대전환마저 “정말 부패 냄새가 너무 난다”라며 송영길 전 대표를 몰아세우고 있다.
한때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이 불거질 만큼, 끈끈한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던 이재명 대표마저 그의 조기 귀국을 압박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 논란은 이 대표가 대선 패배 후 송영길 전 대표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자체조사'하겠다던 내부 방침을 튼 것으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맞서는 모습과도 사뭇 다르다.
이 대표는 송영길과의 관계 단절로 '이심송심'이라는 '커넥션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다.
송영길 전 대표의 존재 자체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는 계륵(鷄肋)이 되어 버린 셈이다.
애초 '돈 봉투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그를 옹호하며 검찰의 '기획성 수사'라며 반발 섞인 반응을 내놓았었던 민주당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런 고립무원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사실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면 즉시 귀국해서 당당하게 조사를 받고 혐의를 벗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는 뚱딴지같이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고 한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서민 교수는 그의 프랑스행을 “프랑스로 튐”이라며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상태다.
실제로 서민 교수는 최근 '송영길의 착각'이라는 제하의 SNS글을 통해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폭우 때 잃어버렸다던 휴대폰이 시골 어머니 집에서 발견됐다. 신이시여, 민주당을 버리신 겁니까 ㅋㅋ"라며 "그 휴대폰엔 송영길이 당 대표로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 때 이정근 전 부총장과 윤관석 의원 등이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9000만원어치 돈 봉투를 돌렸다는 녹취파일 3만개가 있었다. 그 사이 송영길 전 대표는 베트…아니 프랑스로 튐"이라고 적었다.
프랑스에 그가 어떤 명목으로 가 있든 실상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모면하기 위해 그곳으로 도피했다는 것이 서민 교수의 생각이다. 아마 다수의 국민 생각도 그럴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이번 주말 파리주재 특파원들을 상대로 말을 하겠다"라며 귀국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해 "정치인으로서 정말 책임의식이 1도 없는 분"이라며 "민주당이 이 문제로 지금 일파만파가 되고 있는데 책임을 회피하고 계속 외국에 있다는 건 정치적인 책임감이 없는 태도"라고 쏘아붙였겠는가.
이제 송영길 전 대표의 선택지는 오직 하나다.
즉시 귀국해 검찰 수사에 응하라. 죄가 없다면 혐의를 벗을 것이고, 죄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사실 이 말은 이재명 대표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이재명은 과연 이번 돈 봉투 사건과 무관할까?
송영길은 2021년 전대 당시 '이재명계' 지원을 받았고, 이 대표의 대선 패배 이후에는 5번이나 당선된 자신의 지역을 내줬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이 대표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의심은 합리적일 것이다.
전·현직 당 대표 ‘더블 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 당원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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