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신당 성공 가능성 0%…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4-25 12: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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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도 몸담았던 금태섭 전 의원이 신당 창당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제3지대 세력이 이기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라며 “올해 9월 추석 전에 제3지대 깃발을 들어 올리겠다”라고 구체적인 창당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특히 그는 내년 총선 목표치를 야심 차게 ‘수도권 30석’으로 삼기도 했다. 국회 원내교섭 단체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실 ‘제3지대’의 필요성에 대해선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싫고 더불어민주당도 싫다는 무당층이 상당하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18~20일, 전국 유권자 1003명,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31%로 나타났다. 2021년 1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무당층 규모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모두 32%다. 무당층이 집권당 지지층이나 제1야당 지지층에 버금가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이어 전직 당 대표인 송영길의 ‘돈 봉투’ 전당대회 문제로 국민과 점차 멀어지는 추세다. 국민의힘은 그런 민주당마저도 누르지 못할 정도로 취약하다.


    더구나 민주당은 친명계 대 비명계의 계파 갈등으로 비명계의 대량학살 공천이 이루어질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국민의힘에선 유승민-이준석 등 새로운보수당 출신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공천을 앞두고 이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


    금태섭 전 의원도 내년 총선을 앞둔 거대 양당의 ‘공천 파동’을 예측하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여건만 보자면 ‘제3지대’가 만들어질 환경은 충분히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은 사실상 0%다.


    왜냐하면, 양당 체제가 너무 공고화한 까닭이다. 사실 제3지대는 다당제 환경이 조성될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제3지대 신당의 주역이라면 다당제 구축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금태섭 전 의원이 다당제 구축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다.


    특히 그를 돕겠다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되레 양당을 오가며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양당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던 사람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단지 양당에 염증을 느낀 무당층이 증가하고 양당 모두 공천 파동으로 집단 탈당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며 제3지대를 만든다는 건 너무나 염치가 없다.


    다당제는 양당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선거제 개정을 위해 노력한 정치인, 그로 인해 거대 양당으로부터 핍박을 받았던 정치인을 중심에 두고 지금부터라도 선거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금태섭 신당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양당의 공천 파동으로 탈당한 금배지들을 이삭줍기하는 방식으로는 길게 갈 수 없다. 오히려 다당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는 정치신인들을 모으고 그들의 힘으로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선언할 때 생명력도 생기는 것이다.


    양당 체제가 유지되는 한 선거 시기가 다가오면 양 진영은 다시 결집할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은 거대 야당 심판론과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일대일’로 붙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심판을 위한 양 진영의 결집으로 무당층이 점점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금태섭 전 의원은 그 대안이 있는가.


    거대 양당 심판론을 제기해야 하는데, 항상 양지를 쫓아다녔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나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침묵했던 금태섭 전 의원에게 그런 자격이 있는가.


    그런 자격도 없으면서, 그런 자격을 지닌 사람을 중심으로 모시지도 않으면서 막연히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창당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0%다.


    금태섭은 ‘김종인’이라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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