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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일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당내 '전세 사기 피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전세 사기에 관여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전세 사기에 관여돼 있다는 의혹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사실이라면 이는 가뜩이나 2021년 5.2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휘청거리는 민주당을 뿌리째 뽑아내는 쓰나미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뜬소문이거나 허튼소리는 아닌 것 같다.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이 연일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까닭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사무총장인 이철규 의원은 19일 인천 전세 사기 사건의 주범인 남헌기 씨 배후에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 관련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에도 이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부동산 사기 범죄가 가능하게 된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이 사건과 또 다른 지역에 있는 유사 사건의 주범인 남헌기의 배후에 인천 지역 유력 정치인,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관련돼 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 또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제보가 있었다. 청담동 술자리 괴담 같은 괴담이 아니라 제보에 부합하는 상당한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다"라며 거듭 야당 유력 정치인 배후설을 제기한 것이다.
물론 이 의원은 구체적 제보의 내용이 무엇인지, 유력 정치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정인 누구라고 말을 하면 한 사람의 명예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체 이철규 의원이 받은 제보의 내용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거리낌 없이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일까?
자신이 받은 제보에 신빙성이 없었다면 집권당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자가 "많은 제보가 있었다. 청담동 술자리 괴담 같은 괴담이 아니라 제보에 부합하는 상당한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다"라며 자신 있게 의혹을 터뜨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철규 의원에 따르면, 제보는 지역의 이해 당사자들이 했으며, 제보 내용에 대해 자신이 그런 정황을 직접 목격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빌라왕 사기범인 남 씨가 빌라 사기만 친 게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 대장동과 같은 개발 이익을 쟁취했는데, 거기에 야당 유력 정치인이 영향력을 행사해 인천 전세 사기범인 남 씨가 사업자로 지정되게 만들었다는 제보가 있었다는 것.
당시 남 씨는 위조, 조작된 서류를 가지고 사업자로 지정된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 배후에 힘 있는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란 의심은 합리적이다.
이철규 의원은 “그런 정황들이 실제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특정인의 힘이 작용했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실제 확인을 해보니까 그런 정황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어떻게 장기간 수많은 피해자에게 이런(전세) 사기행각을 하면서도 수사망, 법망을 피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는가"라며 "합리적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수사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도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
지금 수도권 일대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인천 ‘건축왕’ 남 씨의 전세 사기로 청년 3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사실상 한 개 동 전체가 경매에 넘어간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이 미추홀구에만 1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주택 34개 단지 1723채 중 1066채 이상이 이미 경매에 넘어갔으며 106채는 이미 낙찰돼 매각이 완료됐다. 피해자들은 전셋집이 경매에 낙찰되면 보증금 반환은 더욱 어려워지는 데다 당장 지낼 곳까지 없어진다.
그런 막대한 피해자를 발생하게 한 ‘빌라왕’ 배후에 야당 유력 정치인이 있다면, 그가 누구든 끝까지 찾아내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윤석열 정부 검찰의 역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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